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고 추석이 다가오면서, 벌초 인구가 많아지는 시기가 되었다. 벌초는 친척들이 한데 모여 조상의 묘를 정리하는 뜻깊은 풍속이자,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만나 즐거움을 나누는 장(場)이다. 하지만,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나 예취기 안전사고 등 안타까운 사고가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은 여름 폭염으로 기온이 상승해 벌의 개체 수와 활동량이 많아졌다. 따라서 벌초 전 산소 주위에 벌집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벌을 자극하는 향수나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벌에 쏘였으면 신용카드 같은 것으로 벌침을 밀어서 제거한 후, 그늘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진드기 감염병에도 유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625명이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대표적인 진드기 감염병)에 감염되었고, 이 중 134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벌초 시에는 진드기에 많이 노출될 수 있으므로 긴 팔, 긴 바지, 목이 긴 신발을 착용하고, 풀밭 위에 함부로 눕거나 옷을 벗어두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뱀에 물리는 것도 매우 조심해야 한다. 가을 산에는 뱀이 많으며, 맹독을 품을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벌초 시에는 두껍고 목이 긴 등산화나 군용 워커를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풀이 우거진 곳은 등산지팡이나 막대기 등으로 휘저어 뱀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벌초 시즌마다 끊이지 않는 예취기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예취기는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가동하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기계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돌이나 예취기 날이 튀어 다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안면보호대, 무릎보호대 등 보호용구를 착용하고, 예취기 작업 전 미리 돌을 치울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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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들이 많이 모이는 벌초, 즐거운 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안전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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