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살롱G'모임에 다녀와서
문화기획 전문가 한자리에…창원시 사업 동력으로
지역주민 참여형 예술·콘텐츠 동아리 활성화 목적

지난주 지인이 페이스북으로 초대장 하나를 보냈다. '창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자백가'. 초대장만으로는 도대체 뭘 하는 행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갔다. 무엇보다 행사의 형식과 형식 개념이 궁금했다.

10일 오후 7시 창원 가로수길 한 카페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50여 명이 카페를 가득 메웠다. 심지어 허성무 창원시장도 왔다.

정확한 행사명은 '멘토들의 리빙랩 창원 제자백가(諸子百家)'다. 알고 보니 지난해부터 열려온 '창원살롱G' 모임이다. 창원살롱G를 말하기 전에 '창문(昌文)'을 먼저 언급해야 한다. 이 사업은 창원시가 창원 고유콘텐츠를 발굴, 기획하고자 진행하는 문화인력 양성교육이다. 매년 한 기수씩, 올해 3기가 선발돼 교육을 받고 있다. 창문과 창원살롱G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10일 오후 7시 창원 가로수길 한 카페에서 열린 창원살롱G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이서후 기자

창문이 '강의실에서 하는 교육'이라는 형식이라면 창원살롱G는 '조언을 해주고 이끌어주는 멘토링' 형식이다. 문화로 결핍을 해결하는 사회 혁신가들을 초청해서 지역 청년·문화기획자와 대화를 나누며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모임이다.

G는 모인다는 뜻의 개더링(Gathering), 민관이 협업해 행정을 펼치는 거버넌스(Governance)란 뜻이 담겼다. 지난해에 이어 시즌 2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이 네 번째 모임이다. 지금까지는 전국 단위에서 혁신 문화기획자를 초대해 진행했다. 그런데 이번 행사는 달랐다.

'창원 제자백가'라고 했듯 창원 지역 문화기획자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김미정 예술을 담는 협동조합 대표, 김종찬 창원예총 사무국장, 박진호 창원시 도시재생센터 팀장, 이종은 (사)지역문화공동체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소장, 황무현 마산대 아동미술교육과 교수다.

이들은 창문 3기 수강생을 선발하고, 멘토 노릇도 하고 있다. 한 사람씩 10분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나면 참석자들은 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면 12월까지 자신이 선택한 멘토와 매달 한 번씩 소모임을 진행하는데, 비용은 창원시가 지원한다.

창원시는 올해부터 문화특화도시조성사업의 중요 동력을 창문과 창원살롱G를 통해 얻으려는 것 같다. 창원 제자백가 모임을 통해 다양한 동아리가 만들어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문화란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서 꿈, 뜻, 꾀를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문화도시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아리와 사랑방이 많아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동아리가 많아지면 동아리들과의 대화가 늘어나겠죠. 거기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아이디어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실행하고 실천하는 수도 늘어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창문 강사이자 든든한 조언자인 안영노 안녕소사이어티 대표(전 서울대공원장)의 말이다.

동아리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행사명에 들어가 있던 '리빙랩(Living Lab)'이 현실화된다.

리빙랩은 일상생활 실험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스마트시대에 새로 생긴 개념이다. 예컨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개선하는 방식, 자치단체 정책에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이에 속한다. 거버넌스보다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의미에서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문화도시를 만드는 창원시로서는 창원살롱G를 통해 번져나간 동아리들이 바로 이런 실험실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이미 창원에는 수많은 문화 동아리들이 활동하고 있고, 일상적인 차원에서 소소한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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