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활동 김정규 감독
자와바랏체육회서 선수 육성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선수단 말고도 많은 한국인 또는 한국계 외국인이 참가하고 있다. 그중에는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체육회 지도자로 활약하는 김정규(사진) 감독도 있다. 김 감독은 이번에 인도네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온 게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입국해 25m 경기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감독은 어려서부터 총 만지는 걸 좋아했다고 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 총 쏘게 해달라고 졸라 전학까지 하며 사격을 시작했다는 그. 한일고-인천대-경찰청체육단-노원구청에서 권총 선수를 지낸 그는 지금까지 딴 메달이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활약했지만 국제대회 출전 운은 지독히도 따르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중국으로 가 친선경기 한 번 한 게 사격 선수로서 외국 경험한 전부라고.

▲ 인도네시아 활동 김정규 감독/사진 김구연 기자

선수 생활 은퇴를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총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는 그는 "16년 정도 선수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배웠다 싶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인도네시아로 날아갔지만, 그의 생각과는 많은 게 달라 마음고생도 했단다. "한국에서는 오전·오후 훈련에 밤 훈련까지 빽빽하게 훈련 일정을 잡는데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국가이다보니 기도시간을 빼야 한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이슬람 율법이나 어려서부터 습관이 된 기도시간을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만 힘들어진다는 걸 깨닫고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또 하나 어려움은 한국에서는 훈련시키다 보면 선수들이 만족 못 하고 더 하려는 의지가 강한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실업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고 클럽으로 운동하다 보니 열의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그는 요즘 등록된 100여 명 중 나이가 어리고 자질이 보이는 몇 명을 선발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속사권총에 출전한 1명이 결선에 진출했다는 게 뉴스가 될 정도로 아직 인도네시아 사격은 세계 수준에서 한참 뒤처져 있지만 그런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는 특이한 자격증을 갖고 있다. 미국에 가서 딴 것인데 9㎜ 탄약을 쓰는 개인 화기를 다루는 자격증이다. 이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서 군인과 경찰에 사격 교육을 할 기회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좀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며 "군인이나 경찰 교육을 할 수도 있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생각하고 있다"는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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