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오늘 돌아간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선수 12명 등 22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이들을 응원하고자 조직된 아리랑응원단 60여 명의 활동은 감동적이었다. 아리랑응원단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가 구성한 것으로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꾸려진 것이 시초다. 한반도 단일기를 든 아리랑응원단은 북한 선수가 참가하는 모든 경기를 응원했다. 북한 선수들은 동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고마움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아리랑응원단의 활약이 남북한의 동포애와 분단 극복의 의지를 일깨운 것은 이번 대회가 거둔 가장 큰 성취이다. 물론 북한의 대회 참가와 북한 선수들에 대한 따뜻한 환대와 응원은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위시한 일련의 한반도 긴장 완화 국면이 낳은 것들이다. 최근에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된 코리아오픈탁구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에서 남북공동응원단이나 단일팀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향후 대회에서는 적극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

아리랑응원단을 통해 평화를 위한 여정에서 스포츠의 역할이 지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남북을 포함하여 세계는 경쟁이나 대결을 넘어 인류애에 이바지해 온 국제스포츠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과거 미국과 중국은 핑퐁외교를 통해 역사적인 수교를 이끌었고 이는 동서 냉전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 남북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이후 남북관계의 진전에서 탁구나 축구의 남북단일팀 조직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평창겨울올림픽의 북한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팀 남북단일팀 구성은 3차 남북정상회담의 교두보가 되었다.

심지어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었을 때도 스포츠를 통한 교류는 살아있었다.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을 위해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등에서 1000여 명의 응원단을 꾸린 바 있다. 앞으로도 남북한의 국제스포츠 교류가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남북 화해를 적극적으로 추동하는 견인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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