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비 올 상반기 피해자수·금액 크게 늘어

보이스피싱 피해가 되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116명이 10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180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038억 원보다 73.7% 증가했다. 피해자 수는 2만 10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3433명보다 56.4% 늘었다.

이는 매일 116명이 각 860만 원가량 피해를 본다는 의미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 425억 원, 40·50대 996억 원, 60대 이상 350억 원이었다. 성별은 여성이 363억 원으로 남성 152억 원보다 2.4배 많았다.

피해 유형은 신규 또는 저금리 전환 대출을 가장해 수수료·대출금을 편취하는 '대출 빙자형'이 70.7%였다.

한 예로 지난 5월 사기범은 은행 직원을 사칭해 ㄱ(50대 남성) 씨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접근했다. 사기범은 ㄱ 씨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기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해야 자산관리공사에서 취급하는 3%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속였다. 이에 ㄱ 씨는 사기범이 알려준 계좌로 기존 대출금 수천만 원을 입금했고, 사기범은 인출 후 잠적했다.

검찰·경찰 등 정부 기관을 사칭하거나, 자녀 납치 등을 가장해 금전을 편취하는 '사칭형'은 29.3%였다.

보이스피싱 증가에 따라 금융감독원·금융권은 10월 한 달간 '보이스피싱 제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금감원은 슬로건을 '그놈 목소리 3Go! 의심하고! 전화끊고! 확인하고!'로 정했다. 금융권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연극공연, 교육도 진행한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10일 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노년층 금융소비자 450여 명을 초청해 금융사기 예방 뮤지컬 <금사방네>를 공연했다. BNK금융그룹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은행·경남은행과 함께 금융사기 방지 교육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 밖에 '보이스피싱 전화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사기범 음성 또는 통화내용을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로 실시간 분석, 보이스피싱을 탐지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소비자 유의사항으로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하거나,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을 해준다면서 돈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으면 일단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할 것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통화 상대방의 소속기관, 직위, 이름을 확인한 후 전화를 끊을 것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전화해 진위를 확인할 것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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