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분권연대 반응
예산·인사권 보장 선언 그쳐
"진일보""부족해"반응 교차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대해 지방분권 단체들과 도내 자치단체들은 "예산과 인사권 등 핵심 부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빠져있다"며 반발했다.

안권욱 지방분권 경남연대 공동대표는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과 관련해 "1단계 목표치인 7 대 3을 이루려면 22조 8000억 원에 이르는 국세가 지방으로 이양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소득세와 소비세를 22%까지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1단계 목표치를 이룰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2단계인 6 대 4로는 언제, 어떻게 넘어갈 수 있겠느냐"며 비판했다.

경남도의회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경남도의회 연구단체인 자치분권연구회 회장인 한옥문(자유한국당·양산1) 의원도 "지방의회에서 완전한 인사권 독립을 요구했지만, 올해부터 추진하겠다는 뜻만 밝혔다. '두루뭉술'하다. 지방분권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인사권독립 방안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재정과 인사권만 확실하게 한다면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따라오게 돼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지방분권 관련 논의가 없다가 이번에 다시 진행되면서 이전에는 거론되지 않던 내용까지 언급되는 등 진일보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종합 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도 의견을 충분하게 받았는지 의문이 든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번에 발표된 종합 계획에는 '대도시 특례 확대' 내용이 담겼다. 창원시는 허성무 시장 취임 이후 인구 100만 기초자치단체 특례시 지정을 시정 방침으로 삼고 있다. 창원시로서는 이번 종합 계획에 대도시 특례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게 고무적일 법하다. 하지만, 재정 분권 방안 등이 제시되지 않은 점에서 미흡하다는 견해다.

창원시 관계자는 "대도시 특례 확대가 정부 공식 문서에 명문화된 점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지방교부세 확대 등 재정, 예산 분야 언급이 없는 점에서 이는 허울로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대도시 특례 확대도 이전에 제시된 내용에서 글자 몇 자 바뀐 거 외에는 크게 바뀐 게 없어 보인다"며 "이전 논의 수준보다 알차지만 당장 실천으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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