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꼭 봐야해

"조각이 이렇게 많은 도시는 처음 본다."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에 참여한 국외 작가들이 창원의 첫인상을 말했습니다. 2010년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 이후 2012년부터 조각비엔날레가 열리는 창원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도시 곳곳이 조각품으로 넘쳐납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 동네 작품 몇 개쯤 알은척해볼까요? 으쓱거리고 싶을 때 한두 작품 읊는 당신을 기대하며, 2016년까지의 작품을 엄선해 추렸습니다. 작품 사진 설명은 작가·작품 이름·재료·크기·설치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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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용지호수공원

1. 밈모 팔라디노(이탈리아) '말' (F.R.P, 310×700×140cm, 2008) ' = 살아 있는 피카소'로 불리며 이탈리아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밈모 팔라디노. 2016 창원조각비엔날레를 통해 그의 대표작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그의 작품 '말'이 용지호수에 영구설치됐다.

2. 첸 웬링(중국) '무릉도원 No.3'(구리 도료·스테인리스 스틸, 300×160×120cm) = 작품 속 붉은 소년이 2002년 중국에서 처음 소개됐을 때 대중들의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붉은 소년은 인간의 속물근성, 긴장, 불안, 공포, 잔인함에 대한 작가의 거부감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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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영원 '그림자의 그림자(홀로서다 2)' (청동, 500×140×140cm, 2010) =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조각가로 유명한 작가. 이 작품은 인체 일부를 부조로 표현해 사방에서 보는 모양을 다르게 했다.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인간을 형상화한 것이다.
4. 이경호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어디로 가는가?' (스테인리스 스틸·햇빛, 1040×590×860cm, 2016) = 전체적으로 거대한 빙산을 형상화했다. 주변 풍경을 거울처럼 비추는 가운데 구는 지구를 상징한다. 작품 높이가 10m인데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10m 높아지면 생물 90%가 멸종한다는 의미다.
5. 한효석 '영웅' (청동, 170×150×140cm, 2016) = 실제 미군 병사의 본을 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담담하지만 단호하고, 벌거벗었지만 단단하게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다. 작가는 여기에 휴머니즘과 생명 존중의 의지를 담았다.


문신미술관

1. 박승모 '연기(緣起) 문신' (스테인리스 스틸 망, 360×64×500㎝, 2014) = 문신(1923~1995)에게 바치는 오마주. 그가 고향에 돌아와 매일 바라봤을 마산 앞바다에 세워졌던 작품이다. 지금은 마산항 친수공간 사업 이유로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으로 옮겨졌다.

2. 데니스 오펜하임(미국) '폭포' (강화플라스틱, 380×330×390㎝, 2010) = 추산공원 내 원형 분수대에 세운 분수조각. 물과 빛이 있어야 완성되지만, 지금은 물도 빛도 없이 덩그러니 있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있다 철거된 '꽃의 내부'의 작가.
3. 가와마타 다다시(일본) '나무오두막' (목재, 180×180×200㎝, 2010) = 일본 대표 환경미술작가. 가파른 계단 옆, 거목을 올려다봐야 집이 보인다. 버려진 나무상자와 펜스를 활용해 소외됨을 말한다.
4. 쉬빙(중국) '돌길' (자연석, 70×70㎝(64개), 2010) = 이은상 '가고파'를 자신만의 문자로 번안한 작품. 돌에 새겨진 한자는 뜻을 알 수 없다. 글자가 아니라 조형적 형상 그 자체다.
5. 세키네 노부오(일본) '공상' (스테인리스 스틸·자연석, 390×170×464.5㎝, 2010) =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공상' 시리즈의 한 작품. 돌덩이가 공중에 부유한 듯, 자연석과 이를 받치는 쇠 기둥은 어떤 관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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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

1. 가즈야 모리타(일본) '벽돌 더미'(벽돌·나무·시멘트, 330×330×450cm, 2012) = 빗살무늬토기를 뒤집은 듯한 작품. 한국 흑 벽돌과 스페인 돔 구조, 일본 건축술을 합쳤다. 원래는 돔 구조에 들어가 자연을 명상하도록 마련했으나 아쉽게도 울타리를 쳐놨다.

2. 정현 '소리의 숲'(동관·스테인리스 강관, 436×337×360cm, 2012) = 아마도 돝섬과 가장 잘 결합한 작품 하나이지 않을까. 200여 개 각기 다른 길이와 굵기의 관은 마산만 해풍에 쓸려 서로 부딪쳐 결 다른 소리를 낸다. 작품의 형태는 소라에서 빌렸다.
3. 안규철 '하늘과 빛과 바람'(스테인리스 스틸·알루미늄·우레탄 페인트, 320×320×240cm, 2012) = 하얗고 파란 인공의 입방체는 언뜻 단순하게 보인다. 한 사람 남짓 설 수 있는 공간에 입장한 관객은 무한하게 확장하는 세계와 맞닿는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4. 미쉘 드 브로인(캐나다)'인터레이스'(벽돌·강철·시멘트, 701×627×427cm, 2012) = 멀리서는 단순한 구조로 보이나 참여하는 순간부터 복잡성을 띠는 작품. 계단을 따라 오르고 내려가길 반복했을 때 관객은 순수한 유희 본능에 빠져든다.
▲ 영구 설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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