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입원환자 병문안 권고안 마련
환자 치료와 감염 우려 대비해 지켜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 만에 다시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환자 발생 사실을 재빨리 알리고 밀접접촉자 등을 집중관리 중이다. 아직 도내에 환자 발생은 없지만, 각 병원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창원 파티마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혹여 안내문을 무시하고 병원에 들어와 접수를 하더라도 요즘은 입국자 정보가 전산 상에 뜬다고 밝혔다. 중동 등 위험지역 방문 이력이 알려지면 문진을 하고, 메르스로 의심되면 응급실 옆 선별진료실로 바로 안내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지만, 3년 전과 같은 혼란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들도 불안하지만 정부와 병원 측의 대응을 믿고 차분히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한다.

3년 전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지적됐던 것 중 하나가 지인이 입원하면 병문안 가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고 정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병문안 문화였다. 당시 개선 목소리가 있었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병원 입구에 병문안 시간과 보호자 수 등을 제한하는 안내 문구가 붙은 곳이 많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해 정부가 제정한 '의료기관 입원환자 병문안 기준 권고'에 따른 것이다. 권고안의 기본 원칙은 병문안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다. 병문안을 할 경우에는 최소한의 허용 기준과 기본 수칙에 따르도록 권고한다. 병문안 허용시간은 평일 오후 6~8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6~8시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일 한마음창원병원은 스크린도어 12개를 전 변동에 설치했다. 삼성창원병원 등 타 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병문안 제한 시간을 운영하고, 환자와 보호자 1명에게 바코드나 QR코드가 찍힌 출입증을 부여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 단계이지만, 초기에는 일부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 종교단체 등에서 단체 병문안을 왔다가 항의하기도 하고, 어떤 방문객은 가지고 온 음료수를 집어던졌으며, 누군가가 스크린도어를 발로 차서 레일이 고장나기도 했다고 한다.

병문안은 환자 치료에 방해가 되고, 환자나 병문안객에게 서로 감염 위험이 될 수 있다. 환자가 심심하니까 병문안 와라? 안 될 말이다. 병원은 병을 치료하고 안정을 취해야 하는 곳이지, 할 일 없이 무료하게 시간 때우는 곳이 아니다.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골절로 입원한 환자가 무료하다며 이 병실 저 병실 돌아다니다가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와 어울렸다면? 병을 치료하러 왔다가 도리어 병을 얻어서 나갈 수도 있다. 그것이 감기일 수도 있고, 혹은 메르스일 수도 있다.

이원정.jpg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낙연 총리는 이번 메르스 환자 발생 후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라는 게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면서 우리가 얻은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병문안 문화 개선이 평소 일상에서 가능한 대응이 아닐까.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