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규약 시행에 대책 시급
시장 선점해 조선산업 활기 찾길

우리나라는 수출주도정책으로 국가성장을 이뤄왔고 국내 총생산에서 무역의존도는 63%에 달한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수출입 화물 99.7%가 선박으로 운송된다. 연간 2000만TEU 컨테이너화물을 처리하는 세계 6위 항만인 부산항은 창원시 진해구와 부산 강서구에 있는 신항에서 물동량의 약 70%를 처리한다.

국가경제체제를 뒷받침하는 해운·항만산업은 최근 국제 환경규약 시행에 앞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제연합(UN) 산하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배출가스를 2020년부터 강력히 규제할 계획으로 선박 대부분이 연료로 쓰는 벙커C유 사용이 크게 줄 전망이다.

벙커C유는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배출로 인체뿐만 아니라 해양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원인으로 작용해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박 대체와 LNG 연료공급 인프라 구축은 시급한 과제다. 특히 LNG는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90% 이상 줄여 환경에 이바지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LNG는 -162℃ 초저온 액화 상태로 보관돼 발화물이 있어도 폭발하지 않으며 액화석유가스(LPG)와 달리 공기보다 가벼워 누출과 동시에 대기 중으로 날려 발화 위험성이 매우 낮다. 무색무취하며 인체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벙커링 방식 또한 LNG 인수기지(통영 등) 운영방식과 달라 액체상태 그대로 선박에 공급해 냉수대 발생이나 염소 배출 등의 환경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

친환경성과 안전성에도 LNG 선박 도입이 확산하지 않는 이유는 LNG추진선박 연료를 공급하는 LNG벙커링 시설이 많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LNG추진선박 도입을 가장 먼저 추진한 유럽에서는 LNG벙커링 선박(연료공급선박)을 경남에 있는 조선소에서 건조해 작년부터 유럽에서 운항하고 있다. 또한, 세계 1위 LNG 수입국인 일본은 동북아 중심항만을 우리나라에 내준 것을 설욕하고자 일본 내 40개 LNG터미널에서 벙커링 시설을 조성 중이며, 요코하마항을 LNG벙커링 허브 항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표항만인 부산항 신항은 아직 벙커링 입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운항 선박 중 40%가 20년 이상 노후한 선박으로, LNG벙커링 기반이 구축되면 해운항만의 성장뿐만 아니라 친환경 LNG선박 전환을 위해 수리·개조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LNG극저온기술과 관련한 기자재 국산화율은 20% 정도로 벙커링 기자재의 성능시험과 인증도 국외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LNG벙커링 시설을 도입하고 기자재 국산화 시장을 선점한다면 경남 조선업 위기 극복과 함께 원천기술 확보로 세계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침체한 조선·해운산업 성장과 더불어 경남 조선산업의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병욱2.jpg

경남의 이점을 살린 신산업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 경남도와 창원시 역할이 기대된다. 경남에는 세계적인 항만인 부산항 신항이 있고 국내 최대 규모의 조선소가 있다. 전국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하는 탄탄한 조선기자재업체가 있으며 정부지원 아래 LNG벙커링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LNG벙커링은 보배산업의 중요한 화룡점정이 될 것이며 LNG산업 성장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