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금산리 1452-1번지 일대
방치 장기화돼 주민 불만 속출
학령인구 변화 등 변수 '관건'

양산신도시 석·금산지역에 방치돼 '애물단지'로 전락한 학교 터에 경남교육청이 '특성화고' 설립을 검토해 결과가 주목된다.

지역 교육계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특성화고 설립은 지난해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터를 마련해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부산대와 교육청 의견이 달라 결국 무산됐다. 교육청은 실무자 회의를 거쳐 '터 맞교환'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부산대에서 교육청이 제시한 진주 경남과기대 터가 조건에 맞지 않는다며 합의하지 않은 탓이다. 이후 양산시는 시유지를 중심으로 대체 터를 교육청에 제안했지만 대부분 공간이 좁거나 입지 여건이 좋지 않아 특성화고 설립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동면 금산리에 있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터를 활용한다는 구상이 나온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신도시 조성 사업을 진행하면서 동면 금산리 1452-1번지 일대에 초등학교 1만 2771㎡와 고등학교 1만 4333㎡ 터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했다. 석·금산지역은 8개 아파트 6829가구와 석산금오마을 471가구, 금산금빛마을 1149가구가 밀집한 곳이다. 현재 대부분 입주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학교 터로 계획한 곳이 허허벌판으로 남아 도시 미관 저해는 물론 쓰레기 투기, 불법 경작 등 문제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터는 최근 양산교육청이 과밀학급으로 몸살을 앓는 석산초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근 중학교 터를 초·중통합학교로 도시계획을 변경해 추진하면서 이곳에 학교가 추가 신설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고등학교 역시 학생 수요에 따라 설립이 유동적인 상황이다. 

방치가 길어지자 주민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학교 터가 있는 주변은 일반주거지역으로 대부분 1층에 상가를 운영하고 나머지 공간에 원룸 등 임대업을 하는 주민이 많다. 학교가 들어온다는 계획에 따라 입주가 이뤄졌지만 정작 학교 설립이 불분명해지자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일 교육청이 (가칭)석산2초·석산중 통합학교 설립 추진을 위해 마련한 물금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금산지역 주민이 "가구가 많은 아파트 주민만 배려하고 택지 주민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린 배경이다. 현재 학교 터는 양산시가 임시공영주차장으로 일부 사용하는 것 외엔 특별한 활용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현실적으로 교육부 투·융자심사를 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청은 두 학교 터를 합쳐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기숙사·실습실 등 부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2만 5000㎡ 이상 터가 필요하다. 현재 고등학교 터로 지정한 1만 4333㎡만으로는 특성화고 설립이 어렵지만 초등학교 터를 합치면 특성화고를 운영하는 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과밀학급으로 이곳 중학교 터를 초·중통합학교로 전환하면서 학령인구 변화에 따라 중학교 또는 초등학교 추가 신설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황금돼지띠(2007년생)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3년에는 일반고 수요도 크게 늘어 특성화고로 전환했을 때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교육청 고민이다. 일부 주민이 학교 설립을 요구하면서도 특성화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역시 부담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지역 여론과 학령인구 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석·금산지역 학교 터 활용방안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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