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1800여 명 창원 숙박
백화점 외국인 판매액 증가
카페·스포츠의류점도 효과
전통시장 특수 비껴가 울상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됐을까. 카페와 의류판매 업소, 백화점은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지만, 일부 업주들은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특히 전통시장은 전혀 효과를 못 봤다고 했다.

지난 9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상가 10곳을 방문하니 대부분 업주들은 손님이 늘었다고 했다. 특히 카페와 스포츠 의류점을 찾는 외국인 참가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는 91개국 4255명이 등록했다.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선수들은 창원 의창구·성산구 호텔에 1800여 명이 숙박하고, 마산지역 호텔에 330여 명, 김해·부산 호텔에 270여 명이 묵는다. 특히 사격장과 가깝고 상권이 발달한 성산구 상남동·중앙동 일대에서는 대회 기간 외국인 선수단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 외국인이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사격게임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상남동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기존에 외국인이 하루 10명이 방문했다면, 최근엔 하루 20명 이상 방문할 정도다. 차림새를 보면 유니폼을 입거나 신분증명서를 걸고 있어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관계자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페 주인도 "오후·저녁 시간에 외국인 선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유명 스포츠 의류점 한 업주는 "이달 들어 손님 10명 중 3명은 외국인이다. 방문한 외국인 70~80%가 구매를 해서 매출 증대에 도움이 꽤 됐다"고 말했다. 각종 브랜드 신발 편집숍 업주는 "평소 외국인 손님이 10명 정도 왔다면 20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판매량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른 신발 편집숍 업주도 "주말에 외국인 방문이 많았다. 지난달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화장품 편집숍 업주들도 "저렴한 가격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인 선수 방문이 잦다고 했다. 다만, 매출이 늘었다는 업주들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매출이 올랐는지 집계하지 못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외국인 대상 9500만 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700만 원)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롯데백 창원점 관계자는 세계사격선수권 개최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외국인이 미리 입국하기 시작했고, 이에 발맞춰 100여 개 브랜드 홍보 리플릿 5000부를 제작해 선수단 숙소와 편의점 등에 비치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형규 점장은 "창원시를 알리는 홍보 전도사로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했다.

외국인 방문은 늘었지만 매출 증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가게도 있다. 한 의류점 업주는 "하루 2팀 정도 방문했는데,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한테 판매한 것은 바지 1개가 전부다. 구경은 많이 오는데 구매는 시원찮다"고 말했다. 또 한 빵집 업주는 "한 팀에 8~10명씩 몰려 오긴 하는데, 전체 고객 수에 비하면 비중이 높지 않고 없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겠지만 유의미한 정도의 매출 증대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신동만 상남시장상인회장은 "시장 상인 대다수는 대회 특수가 없었다고 한다"며 "대회가 중반을 넘어섰지만 관광객 증가에 따른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조직위는 창원시정연구원에 의뢰해 대회에 참가한 선수단이 사용한 교통비·식비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 경기장 시설, 창원시 재방문 의사 등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4월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경제적 효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서 대회 기간 선수·임원과 관람객이 모두 125억 4388만 원을 지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회 총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2402억 원, 고용유발효과 2084명, 소득유발효과 409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90억 원으로 추정됐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