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북한 선수단, 내일 귀환
아리랑응원단 환송식 마련

"동포들에게 힘이 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저물어 가면서 북한 선수와 함께하는 순간도 이제 마지막이다. 11일 열릴 10m 러닝타깃 혼합 남·여 경기를 끝으로 북한 선수단은 사격대회를 마무리하고 12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돌아간다.

북한 선수단 응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구성된 100여 명의 아리랑응원단도 아쉬움과 기쁨을 가득 안고 일정을 마무리한다. 응원단은 11일 마지막 경기 뒤 간략한 인사를 나누고 12일 김해공항에서 환송식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동포라는 단어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고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고 있다.

지난 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아리랑응원단. /김구연 기자 sajin@

박봉열 아리랑응원단장은 "처음에 서먹서먹했지만 경기를 거치면서 북한 선수들과 조금씩 융화돼 가는 과정이 통일로 가는 걸음과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박 단장이 꼽는 대회 최고의 순간은 지난 6일 열린 50m 러닝타깃 남자 혼합 경기에서 북한이 단체전 동메달을 따며 대회 첫 메달 소식을 전한 때다. 메달 성적을 내지 못했던 북한이지만 이 경기를 통해 첫 메달을 땄다. 메달 소식과 함께 아리랑응원단도 함께 들썩였다.

박 단장은 "사격대회에서 목소리 높여 응원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첫 메달이 나오면서 북한 선수들과 함께 손뼉을 치고 환호를 할 때가 가장 좋은 추억이 된 듯하다. 꽃을 건네고 사진을 함께 찍으면서 밝아지는 북한 선수단 표정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먼저 인사도 해주며 정이 들었는데 곧 떠난다니 아쉽다"고 했다.

응원단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북한이라는 나라가 먼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을 응원코자 다녀온 김서영(23·경남대) 씨는 이번 사격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에 한반도 배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씨는 "배지를 받아간 북한 선수단이 선물을 받은 뒤 감사하다고 말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북한 선수단이 '잘하지도 않는데 이렇게 응원을 나서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감사함을 전할 때 무엇보다 기뻤다"고 했다.

권지민(24·창원대) 씨는 북한 선수단이 응원단에 먼저 인사를 건네던 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다만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데 아쉬워했다. 권 씨는 "메달 획득 후 응원의 힘으로 거둔 성과라는 북한 선수단의 메시지가 기억이 난다. 북한선수단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응원하던 기억은 잊히지 않을 듯하다"고 했다. 지난 9일 북한이 10m 러닝타깃 남·여 경기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딴 뒤 여자부 선수단에 꽃다발을 전해준 오주영(22·경남대) 씨는 통역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일각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북한 선수단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많았다고 비판했지만 박종철 아리랑응원단 사무국장은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는 일은 다른 나라와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 동포가 한국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다른 나라와 달리 외교 문제가 걸려 있어 북한 선수단이 언제 또 한국을 방문할지 알기 어렵다"며 "비판을 하는 이들이 명절 때 고향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준다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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