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창간 20주년 맞아 변화 모색 중
도민주주·독자의 평가에서 길 찾기

내년 5월에 창간 20년을 맞는 경남도민일보는 지금 변화 방안을 찾고 있다. 대략적 방향이 아니라 구체적 방안을 찾는다. 그 사이 판형 변화와 증면, 구독료 인상 같은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방안들은 하나같이 검증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 단계에 일부 참여했던 독자들은 공통으로 독자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독자 ㄱ씨, "그런 방안을 추진하려면 독자 포션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정한 수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묻고, 구체적으로 답하게 해야 한다."

독자 ㄴ씨, "방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독자 조사부터 해야 한다. 최근 한겨레가 토요일 자 신문발행 여부를 놓고 독자 전화조사를 했듯이. 경남도민일보 20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독자조사가 필요하다."

이들은 두 가지 경향을 경계했다. 하나는 신문사가 미리 답을 갖고, 이를 유도하는 형식적 조사를 하는 것. 또 하나는 조사문항이 지나치게 많은 방만한 조사였다. 후자의 유형에 가까워지더라도 경남도민일보 20년 기록과 평가 차원에서 폭넓은 독자성향조사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방향을 좁히기 위해 올초 한겨레 창간 30주년 독자조사를 했던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홍성철 교수에게 문의했다. 한겨레는 국민주, 경남도민일보는 도민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대주주가 따로 없는 점이 같다. 이는 경제적으로 열악하지만 편집권을 보장하는 구조적 장치가 됐다. 그래서 두 신문사의 논조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중도·진보 성향을 보인다.

홍 교수 팀은 당시 10명의 창간주주·독자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 조사를 먼저 했고, 이를 바탕으로 설문지를 만들어 모두 300명의 주주·독자로부터 응답지를 받았다.

두 조사 과정을 통해 홍 교수는 주로 한겨레 주주·독자들의 참여 계기, 창간 당시와 현재 신문의 평가와 비교, 각 분야별 평가와 기자 평가 등을 물었다. 또, 편집권 독립 정도와 주주·독자 의견 반영 정도, 종이신문에 대한 평가와 한겨레의 경쟁상대·미래전망을 물었다. 그 결과 전체는 한겨레의 내부 자료이긴 하지만, 핵심 내용은 지난 5월 15일 자 한겨레 8면에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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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건 경남도민일보 독자조사에 대한 홍성철 교수의 의견. 배경 설명을 들은 홍 교수는 말했다. "목적에 맞게 하면 된다. 구체적 발전방안을 찾으려면 폭넓은 조사보다는 압축된 독자들을 심층조사하는 게 낫다. 목적이 기록과 평가에 있는 조사라면 폭넓은 독자를 대상으로 서베이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이 말 뒤에 홍 교수는 심층인터뷰나 설문조사 대상을 구성할 경우의 요건, 조사내용과 질문항목을 잡는 과정 등을 덧붙였다. 연령, 직업, 지역 등의 고려 요인과 함께 전문가의 배치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핵심은 앞서 제시한 멘트로 보였다. 결정은 경남도민일보의 몫이라는 것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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