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의 파장이 클 전망이다. 김해신공항 사업에는 연간 3800만 명의 항공 수요를 위한 3.2㎞의 활주로, 터미널, 접근교통시설 건설 등 총사업비 5조 9600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중간보고를 통해 드러난 김해신공항 건설의 기본 뼈대는 애초 계획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활주로 형태에 대해 정부는 김해 지역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11자형을 대안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인 V자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자형을 검토했지만, 북쪽 산악이 비행기 운항 경로에 저촉되는 문제가 있으며 소음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해 신시가지에 끼칠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행기가 이륙한 뒤 왼쪽으로 22도 선회하여 운행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중간보고에 대해 경남도를 비롯하여 부산시와 울산시가 꾸린 부산·울산·경남 신공항 TF는 부정적이다. 특히 김해시는 비행기 이륙 각도를 조정하는 정도로는 피해 지역만 이동할 뿐이라며 강경히 반대하고 있다.

정부로서도 소음 대책이 궁색한 것을 자인하는 듯하다. 국토교통부는 소음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해가구에 대한 보상과 피해가구의 이주 지원도 언급했다. 그러나 소음 피해가 김해 신시가지의 도심에 집중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소음 문제는 도시 계획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다. 항공기 소음이 도시를 대표하는 정체성이나 기본 경영과 충돌한다면 이주나 금전적 보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지금도 항공기 소음으로 일상적인 피해를 겪고 있고 16년 전 중국 민항기 참사를 잊지 못하는 김해 주민들의 처지가 반영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나마 정부가 '기본계획 용역'과는 별도로 올해 말까지 소음조사 등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또 부울경TF와 공동검증 수준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도 바람직하다. 김해신공항 문제는 시간을 갖고 관련 지자체, 주민들과 함께 충분히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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