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에 가야역사문화정비사업 본격 시동
구역 내 학교 이전 반발 여전…시, 해법 마련 총력

가야 유적의 보고인 김해 구지봉과 대성동고분군, 봉황동유적지를 연결하는 이른바 '가야유적 밸트화'가 추진된다.

학교 이전 문제를 두고 김해시와 해당 학교 학부모·동문회 측 간의 갈등으로 장기간 지연돼왔던 김해 구지봉 일원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최종 지정됐기 때문이다.

문화재보호구역(구지봉과 대성동고분군 사이)으로 지정된 이곳은 시가 추진할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구역 예정지에 편입된 지역이다.

김해시는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5일 이 일대를 최종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일대는 현재 김해 구봉초교와 김해건설공고·김해서중·김해교육지원청 등 4개 교육기관이 남아있다.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김해 구지봉 일원 모습. /김해시

이 일대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됨으로써 12년째 끌어오던 김해시 가야사2단계사업이 시동을 걸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 가야역사문화정비사업(2단계)구역은 구산동 199번지 일대 9만 3485㎡에 이른다. 총사업비는 1400억 원(국비 980억 원, 지방비 420억 원)가량 든다. 시는 내년부터 280억 원(국비 196억 원, 지방비 84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터 보상과 발굴조사 등 정비작업을 벌인다.

이 일대는 가야 건국과 금관가야의 성장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구지봉은 김수로왕의 탄강설화로, 대성동고분군은 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이 일대를 가야역사의 부활과 국내 고대사 재정립(가야국 고대사 4국 체제 편입)을 위해 정비가 필요한 곳으로 분류했다.

문제는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으로 일단 한고비는 넘겼지만 원활한 가야사복원사업을 추진하려면 이 일대 사업구역 내 편입된 4개 교육시설 이전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4개 교육시설 중 학교 이전에 최대 걸림돌은 김해구봉초교 학부모와 김해건설공고 총동문회 측이다.

이들의 설득을 위해서는 시는 물론, 학교 터 소유주인 도교육청과 김해교육지원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시는 이전 대상 학교 측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 이전으로 말미암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금보다 훨씬 나은 교육환경시설을 조성하고자 도교육청과 김해교육지원청과 협의도 하고, 시민과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도 반영하기로 했다.

가야사복원사업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1297억 원(국비 92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성동고분군 정비와 구지봉, 봉황동 유적 정비, 가야의 거리 조성 등 15개 사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가야사2단계사업을 계속 추진하고자 2006년 12월에 김해시장과 경남도교육감 간에 추진협약을 맺었으나 10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12년째 표류해 왔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으로 막대한 사업비를 확보하게 됐다. 가야사2단계사업이 완료되면 구지봉과 대성동고분군, 봉황동유적지를 연결하는 가야유적의 역사 축을 완성해 시민들에게 역사문화 교육의 장소로 제공함으로써 명실상부 가야왕도 김해의 자긍심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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