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하지 않겠다" 재확인
사업자 "원점에서 다시 추진"
반대 주민과 합의 절차 예정

찬반 주민 간 갈등을 빚는 거제 옥녀봉 풍력발전을 놓고 변광용 거제시장이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업체 측은 "원점에서 재검토"로 추진 의사를 밝혀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5일 오후 변 시장은 옥녀봉 풍력발전단지 주민대책위를 만난 자리에서 "주민들의 뜻에 따라 풍력발전단지를 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전달했다. 이날 면담에는 아주동, 일운면 소동·문동·삼거동 주민대표들과 환경운동연합 관계자 등 14명이 참석해 4100여 명이 반대 서명한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날 변 시장은 "후보 시절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고, 이는 변함이 없다"며 "기관에 들어온 허가신청서는 반려했다. 주민 뜻을 반영해서 옥녀봉 풍력발전단지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 중인 거제풍력㈜ 장기태 대표는 '주민 의사'를 전제로 여전히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할 뜻을 밝혔다.

장 대표는 "주민이 반대하면 안 하는 게 맞다. 우리도 주민이 반대하면 안 한다고 했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전 사업자가 추진했던 것이고, 이제는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절차대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주민합의를 내세웠다. "기존 계획을 바꿔 주민들과 먼저 소통해 합의한 다음 제반 행정 절차 등을 밟을 예정"이라며 "주민 뜻을 확인해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고, 반대로 찬성하는 주민이 많다면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변 시장의 반대 의지에 대해서도 그는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주민들도 (우리가 계획한 사업 방향이) 이 정도면 동의하겠다고 하는데 시장이 반대할 수 있겠느냐"라며 "반대 주민들이 자꾸 취하하라고 요구하니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부터 추진된 옥녀봉 풍력발전단지는 주민 반발과 경남도 도시계획 보류로 중단됐다가 최근 새로운 사업자가 거제풍력㈜을 인수해 재추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현재 거제풍력은 기존 2㎿급 풍력발전기 18기에서 4.3㎿급 9기로 줄이고 전체 발전용량은 36㎿에서 38.7㎿로 늘렸다. 새 사업자는 풍력단지 반경 1.5㎞ 이내 주민에게 연간 가구당 800만 원씩 20년간 지급 또는 일시불을 원하는 주민에게는 5000만 원을 착공 전에 지급하겠다며 동의서를 받고 있다. 또한 반대가 심한 지역은 아예 풍력기 수를 줄이더라도 완전히 설치하지 않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하지만 반대 주민들의 뜻은 확고하다.

한편 변 시장은 주민대책위를 만난 자리에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추진하는 계룡산풍력전망대·탑포풍력발전단지와 관련해 "지리적 위치로 볼 때 주민 피해보다 환경파괴 부분이 걱정되기 때문에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주거환경권 침해와 자연환경 훼손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환경연합은 10일부터 개발공사 입구에서 한 달간 1인 시위 등 강력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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