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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가해 경찰, 미투 지지한 동료들 고소

"내부망에 더 신중히 글 올렸어야"…창원지검, 10여 명 조사 중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8년 09월 10일 월요일

동료 경찰의 성희롱 신고를 도운 이와 경찰 내부망에 지지 글을 올린 이들이 무더기로 고소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고소당한 경찰은 경남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있는데 1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창원지방검찰청은 경남지역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ㄱ(46) 경사가 지난 6~7월 두 차례에 걸쳐 10여 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한 여경은 올해 1월 도내 한 경찰서 앞에서 '성추행 신고를 도왔다고 갑질·음해를 당했다'며 1인 시위를 해 파문이 일었다. 경찰청은 지난 3월 실제로 갑질·음해가 있었다며 관련자 3명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성희롱 가해자였던 ㄱ 경사가 경찰 내부망에 올해 1~2월에 음해를 당해 1인 시위를 하게 됐다는 글을 올린 경찰, 지지하는 글과 댓글을 단 경찰을 무더기 고소했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 류근창 회장은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경찰이 ㄱ 경사에게 고소를 당했다. 한 경찰이 경찰 내부망에 올해 초 ㄱ 경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고 글을 올리니, 다른 경찰도 '나도 당했다'고 했다. 창원지검뿐만 아니라 전국 지검에 고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피고소인 인원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회장은 "경찰 내부의 젠더 감수성이 변화해야 한다. 그런데 고소한 경찰은 고소를 하면서 정당성을 찾고자 하지만, 조직원들이 가슴 아파하는 새로운 사태로 일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소를 당한 한 경찰은 "지난 1월 '성희롱을 상담해 준 여경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의 댓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지난 7월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를 당해 답변서를 두 번 썼다. 검찰에서 지난 7일 죄가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한마디로 황당하다. 성희롱 가해 당사자가 오히려 역고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경찰도 "가해자를 특정하지 않고, 잘못된 행위에 대한 비판 글을 내부망에 올렸는데 고소당했다. 경찰뿐만 아니라 언론사, 피해 여경까지도 고소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바른말 하는 사람의 의견 개진이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ㄱ 경사는 같은 경찰이기에 더 신중하게 내부망에 글을 올려야 한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ㄱ 경사는 "제가 징계를 안 받은 것도 아니고 다 받았다. 저는 알려진 제 행위에 대해서 1주일도 안 돼서 전보 배치가 됐고, 징계도 받았다. 경찰관은 이해 당사자를 조사해서 사실을 밝히는 일을 한다. 그런데 경찰이 한쪽 말만 듣고 욕설할 수 있느냐. 하물며 동료 경찰관에게 그렇게 해도 되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고소 인원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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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 우귀화 기자
  • 시민사회부 기자입니다. 경남지방경찰청, 법원, 검찰, 진해경찰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