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고, 역사관 건립 서명운동
산청중·함안여중, 소녀상 건립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잊지 않겠다는 학생들 다짐과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작은 소녀상을 세우는 학교가 늘고, "경남에도 위안부 역사관을 건립하자"며 학생들이 행동에 나섰다.

창원 태봉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우공이산' 학생들은 창원지역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건립하고자 창원시민 1만 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다른 지역 위안부 역사관을 다녀온 학생들은 "우리 지역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역사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방법을 고민했다. 학생들은 고민 끝에 경남 역사 동아리와 연대해 여론을 형성하자고 뜻을 모았다.

태봉고는 위안부 피해자 기림 주간을 맞아 지난 5일 교내에서 '수요 집회'를 진행했다. 오도화 지도교사는 "도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관련된 기록을 지역에서 보존하고, 기억하고자 창원 역사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형성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방법을 찾아 나섰고, 그 결과 학교와 연대해 서명운동과 릴레이 캠페인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청중학교 역사동아리 '소녀들의 소녀상 세우기'가 지난 5일 진행한 '작은 소녀상' 제막식 모습. /산청중

김하민(2학년) 동아리 부장은 "20만 명으로 추정되는 피해 소녀들을 정부에서 240명밖에 확인하지 못했다. 생존한 할머니들도 삶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인권 회복을 위해, 아픈 역사를 잊지 않은 더 나은 후손이 되고자, 나아가 인간 존엄성을 위해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세우고자 한다"며 서명운동 취지를 설명했다.

산청중학교는 지난 5일 '작은 소녀상' 제막식을 했다. 산청중 역사동아리 '소녀들의 소녀상 세우기'는 작은 소녀상을 세우고자 기획부터 모금활동 전개, 소녀상 제막식까지 도맡아 진행했다. 3월 꾸려진 소녀상 세우기 동아리는 회원이 15명이다. 학생들은 5월 22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교내에서 직접 만든 물병과 메모지를 판매하는 등 모금 활동을 펼쳤다.

창원 태봉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우공이산'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해 창원시민 서명운동을 하는 모습. /태봉고 역사동아리

오여진(2학년) 동아리 회장은 "전교생이 270명 정도 되는 작은 학교에서 모금 활동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학생들과 교직원이 모금에 참여해 작은 소녀상을 세우게 됐다"며 "단지 소녀상을 세우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알려나가고, 나아가 일본에 법적 배상과 공식 사죄까지 요구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안여자중학교는 '큰 소녀상' 건립을 기획하고 있다. 함안여중은 학생회 주체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모금 활동을 통해 소녀상을 세우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이다. 이 중 사망자는 212명이고, 생존자는 28명에 그친다. 경기(10명), 서울(7명) 다음으로 많은 생존자가 경남(4명)에 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91.1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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