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실력에 미소가 절로 번지는 사연까지 갖춘 독일 국가대표 부부가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크리스티안 라이츠(31), 산드라 라이츠(34) 부부는 사격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유명인사다.

크리스티안은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떠오르는 독일 사격 영웅이다. 사격장에서 팀 동료인 산드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 크리스티안은 리우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프러포즈해 결혼했다.

동료에서 부부가 된 이들은 지난 4월 창원 월드컵 때 속사권총(크리스티안)과 혼성 10m 공기권총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혼성경기에서는 6위를 차지,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들 호흡과 가족·동료애만큼은 여전했다.

7일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티안은 "혼성 경기를 치를 때 굉장히 장점이 많다"며 "우리 부부는 서로 정확하게 잘 알고 있다. 이런 부분이 경기를 더 쉽게 풀어나가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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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리우 올림픽 속사권총 금메달리스트 크리스티안 레이츠(오른쪽)와 그의 아내 산드라 레이츠가 7일 오전 창원국제사격장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산드라는 부부가 함께 시상식에 오른 경험들에 대해 "서로 함께한다는 게 우리에겐 정말 익숙한 일"이라며 "그 일로 좋은 결과까지 얻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가장 큰 목표를 2020년 도쿄 올림픽 혼성 금메달이라 밝히기도 했다.

부부는 새롭게 단장한 창원사격장에 대한 감회도 밝혔다.

둘은 "2009년과 2013년 창원국제사격장에 방문한 적이 있다"며 "새로 지어진 경기장은 선수들이 오롯이 경기에 집중하게 한다. 새롭게 바뀐 경기장에 설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회견에서 크리스티안은 고향 사격 클럽에서, 산드라는 부모님 영향으로 사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산드라는 애초 공기소총으로 사격에 입문했다가 6개월 후 권총으로 종목을 변경해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따로따로 그리고 함께하며 사격 애정을 키운 이들이지만 자식에게까지 사격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산드라는 "물론 우리 아이들이 사격을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사격 선수가 된다면 우리도 좋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오로지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안은 9일부터 자신 주 종목인 25m 속사권총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한국 김준홍(KB국민은행)과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크리스티안은 "이번 시즌 연습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며 "심리적으로 강해지고자 노력도 많이 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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