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정순 지음
팍팍한 삶 속에도 길은 있다
작가 "중년 여성들 대변하고파"

장편소설은 지역에서 발간이 흔치 않은 장르다. 그런 의미에서 고성에서 소설을 쓰는 황보정순(59) 작가의 장편소설 <석산>은 그 자체로 반가운 면이 있다. 작가로서는 장편소설 <피앙새>(2007년), <바람의 벽>(2015년), 소설집 <낭도의 봄>(2017년)에 이어 네 번째 출판이다.

2003년 <옥로문학>에 소설로 등단한 황보 작가는 경남문협, 경남소설가협회, 고성문협에 몸을 담고 있고, 현재 고성문화원 부설 한국디카시연구소 간사로 있다.

소설 주인공은 참치캔 생산 공장에 다니는 '송선'이란 여성이다. 매일 술에 절어 사는 남편과 악다구니를 벌여야 하는 팍팍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질리도록 보기 싫은 남자와 형식적으로 따져 보아도 이런 삶은 아니라는 생각을 뒤늦게 하였다. 껍데기처럼 살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힘이 빠졌다. 곰곰이 뜯어보면 쓸모없는 정신병자와 살았음을 기억한다. 삐딱한 속내만 갖고 사는 남자를 비아냥대었다."(에필로그 중에서)

작가는 송선의 의식을 끈질기게 쫓으며 삶의 참 의미를 찾는 과정을 그렸다.

"시대를 벗어난 이야기지만 중년 여성들을 대변하는 글이다. 그녀는 남편을 대신해 가정을 꾸려가야 하는 삶을 선택한다. 당연하게도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작중화자가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가족과 이웃이 살아가는 이야기다."(작가의 말 중에서)

창연출판사, 207쪽,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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