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는 그 자체가 역사이다. 박물관을 만들고 애써 보존하려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번 훼손하면 역사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500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남아 있는 문화재는 많지 않다.

수많은 외침을 당할 때마다 수난을 당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지만 어쩌면 스스로 지키고 보존하지 않아서 그리된 것일 수도 있다. 산업화 이후 무분별한 개발 우선 풍토는 그나마 남아 있던 문화적 근거들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최근에는 문화재 관련 법이 강화되고 역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달라져 이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이번에 창원에서 벌어진 일은 문화재 보존에 대한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사건이었다.

최근 브라질 박물관 화재 피해 보도는 전 세계인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보존을 위해 관리하고 있던 문화재도 순식간에 잿더미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창원에서는 역사적 가치가 엄연한 문화재를 땅에 파묻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창원시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사안이다. 단순히 봐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창원시는 읍성 발굴 관련해서 개발 허가를 내주기도 했었다. 땅에 파묻혔던 소답동 마애불상이 다시 햇빛을 보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개발사업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것이 문화재 확인이다. 그런데 창원시는 이미 파악이 되어 있는 문화재마저 개발부서에서 문화재 부서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 창원시 내부에서 문화재 관련 소통이 되지 않은 것이다. 문화재보다 개발을 중시하는 풍토는 더 큰 문제이다.

창원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경남의 중심 도시이다. 이런 창원시라면 문화재 보존과 관리에 있어서도 경남의 모범이 되어야 마땅하다. 역사를 망각하고 오래간 국가는 없다. 도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창원시가 지금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문화를 중시하는 풍토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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