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독재 부역자 기념 삼가야"
허 시장 "명심…일부 오해도"

'친(親)독재 반(反)헌법' 행적으로 비판받는 문인 이은상(1903~1982)을 두둔하듯 한 허성무 창원시장 발언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는 6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을 두고 한 허 시장 발언이 너무나 걱정스럽고 위험하게 들린다"며 "허 시장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 시장은 지난 4일 마산YMCA 아침논단 강연자로 나서 바뀐 시정을 설명했다.

허 시장은 이 자리에서 참석자와 역사 문화자원 활용 방안 관련 질의응답 중 문학성 성과에도 3·15의거 폄하 발언을 하고 유신 지지 성명을 내는 등 행적으로 비판받는 이은상 관련 언급을 했다.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가 6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친독재 반헌법 행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비판받는 문인 이은상을 두둔하듯 발언한 허성무 시장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김두천 기자

그는 "이은상은 이승만, 박정희 독재정권에 부역한 부끄러운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많이 부른다. 양면이 있다. 우리가 좀 유연해져야 한다"며 "이쪽을 채택하면 저쪽을 버리는 식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참여정부 청와대에 근무할 때 권환(1903~1954) 문학관을 지어야 한다고 해 정부에서 예산을 주려 했으나 당시 마산시가 받지 않았다. 시는 그가 '카프 동맹' 출신으로 이른바 '좌파'라는 이유를 들었다"며 "소중한 권환도 잃고 이은상도 잃었다"고 발언했다.

3·15연대회의는 이들 발언을 두고 "전후 맥락상 허 시장이 이은상을 반대하는 사람들 탓에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번 발언은 이은상의 친독재, 반헌법 행적이 만천하에 드러나 이미 끝난 논쟁을 허 시장이 앞장서 재점화하는 꼴"이라면서 "이는 시민을 다시 갈등과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허 시장이 문화관광자원 측면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면 문화 상품 면에서 이은상은 이미 매력도 가치도 다 떨어지고 유행도 철도 지난 재고품 신세일 따름"이라며 "우리나라 정통성이 일본 제국주의와 독재에의 저항, 민주화 운동, 촛불 시민 혁명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은상을 추앙하거나 기념하는 듯한 발언은 삼가라"고 당부했다.

허 시장은 이 같은 시민단체 주장에 "옳고 좋은 지적을 해줬다. 충분히 정당하고, 할 수 있는 걱정이라 생각한다. 명심하겠다"면서 "다만 당시 강연 전체를 다 듣고 전체 맥락 속에 발언 의도를 살폈다면 오해가 깊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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