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성이 계속 제기되어온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보행자가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석 달 만에 또다시 발생했다. 이는 결코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다. 버스 하차장부터 대합실이나 건널목 사이의 보행로가 따로 없다 보니 사고가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은 도착한 승객을 바로 다른 버스가 다니는 한길에 내려준다. 하차한 승객들은 연이어 들어오는 버스들을 피해 다니며 대합실이나 건널목으로 이동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이나 길을 모르는 이들이 잠시라도 우물거리다가는 다른 버스에 치일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것이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늘 아슬아슬한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행정이나 터미널 측의 책임이 크다. 출퇴근 시간대 시외버스가 몰릴 때는 아예 도로 위에 승객을 내려주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 차량이 엉킬 때는 하차장 쪽으로 출차하는 경우도 있으니 난장판이 따로 없는 데도 손을 놓고 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은 1974년부터 사용했으니 낡을 대로 낡았다. 주차장이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합실은 좁고 허름해서 앉을 데마저 마땅치 않다. 화장실은 역겨울 정도며 편의 시설은 전혀 없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등축제 기간 같은 때에 진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시외버스터미널은 불쾌한 인상만 남겨주고 있다.

진주시는 진작부터 노후한 터미널을 옮기기로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다. 원도심 공동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주민들 간의 갈등이 첨예하여 머뭇거리는 중이다. 당연히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안이지만 그렇다고 차일피일 미룰 일도 아니다. 시장이 대안을 마련하고 주민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전이야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무엇보다 당장 안전장치부터 만들어야 한다. 안전펜스도 설치하고 주차안전요원을 상주시키고 진출입로를 변경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시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 왜 꾸물거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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