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효학토대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한다.

5일 울산대에 따르면 철학과 박태원 교수(사진)가 연구소장을 맡아 지난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연구소는 신라시대 고승이자 한국 전통사상가로 원효(元曉)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학문으로 이끄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이뤄진 탐구를 종합해 하나의 학적 체계를 구성하면 '학(學·Science)'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한국 전통사상가 가운데 퇴계·다산·원효는 '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인물을 대표한다. 이 가운데 퇴계와 다산에 관한 연구는 '퇴계학'과 '다산학'이라 부를 수 있는 내용을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원효에 대해서는 '원효학'이라 부를 만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심지어 원효를 연구하는 전문연구소마저 없다. 원효의 위상과 풍부하게 남은 자료, 그의 풍요로운 철학적 통찰을 고려하면 국내·외를 통틀어도 아직 전문연구소 하나 없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같은 상황은 원효 저술 전체가 제대로 번역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연구가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결정적 원인이었다.

20180905010241.jpeg
▲ 울산대 원효학토대연구소장 박태원 교수

연구소 초대 소장인 박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2015년부터 한국연구재단 토대연구사업을 통해 원효 전서 번역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사업은 새로운 번역 양식과 차별화되는 내용으로 관련 학계의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을 완료하면 학계는 원효학 수립의 결정적 토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번 번역사업을 마무리하고 나서 그 성과를 바탕으로 '원효 전서 영역', '한·중·일·인도·티베트를 망라한 원효학 관련자료 집대성과 전산화', '원효학을 매개로 한 동아시아학 탐구' 등 후속작업을 진행한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원효학'을 보편인문학이자 한국학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 연구소 설립 목표다. 특히, 울산과 인근지역은 원효의 주요 활동지였고 많은 유적이 남아 있어 울산대가 연구소를 설립한 배경이기도 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