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조각비엔날레'는 결이 다르다. 비엔날레(biennale)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을 말한다. 비엔날레 주기로 미술계 흐름이 바뀌는,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이다. 이탈리아 베니스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리고 있으며 국내는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이 대표적이다. 두 비엔날레는 각각 7, 8일 개막한다. 4일 개막한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조각을 도시에 영구 설치해야 하는 공공미술의 성격을 지닌다. 2010년에 열렸던 '문신 국제조각심포지엄'이 모태라 문신(1923~1995)을 떼놓을 수 없다. 창원조각비엔날레로 규모를 키운 다음에는 창원에서 태어난 김종영(1915~1982) 조각가도 외면할 수 없다.

그래서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의 큰 주제는 김종영의 정신을 함축한 '불각'과 문신의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시메트리(대칭)의 '균형'을 모두 집어넣었다. '불각(不刻)의 균형'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윤범모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은 고심했다. 곳곳에 조각 공원을 만들고 싶은 창원시의 바람과 현대미술의 흐름은 짚되 공공미술 영역까지 고려해야 했다.

그는 발상을 전환했다. 전위적이고 낯선 충격을 주는 비엔날레 대신, 조각품과 마음껏 노는 놀이터가 되는 참여형 비엔날레로 만들고자 했다. '꿈꾸는 섬'(2012년), '달그림자'(2014년), '억조창생'(2016년) 등 매회 굵직한 주제와 의미하는 바가 뚜렷했던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올해는 아예 조각 공원을 겨냥해 기획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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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9월 '창원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말하며 서울, 안양, 핀란드 헬싱키를 찾아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앞날을 그렸던 날, 애초부터 정해진 답은 없었다.

자, 새로운 실험이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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