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국서 귀국 예정
한국당 안팎 회의적 반응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미국으로 건너갔던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15일 귀국 예정인 가운데, 그의 정계복귀 여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마침 이해찬(더불어민주당)·손학규(바른미래당)·정동영(민주평화당) 대표 등 이른바 '올드보이'가 여야를 막론 대거 당권을 거머쥐면서 일각에서는 그의 내년 초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까지 하고 있다.

'홍준표 복귀설'을 가장 적극적으로 띄우는 장본인은 다름 아닌 홍 전 대표 자신이다. 홍 전 대표는 언젠가 '끊겠다'고 공언했던 페이스북 활동을 최근 본격 재개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감 부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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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 경남도민일보DB

지난 1일 올린 글이 대표적이다. 홍 전 대표는 "내가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것은 언론에 한 줄 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하고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며 "더구나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내 뜻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길이기도 하다. 앞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다른 다양한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에도 "정치판은 프레임 전쟁이다.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이를 해명하는 데 급급해 허우적대다 보면 이길 수 없는 전쟁이 된다"며 "우리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저들의 프레임에 다시는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직접적인 거론은 안 했지만 듣기에 따라 김병준 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한국당에 대한 쓴소리 또는 충고로 충분히 다가올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한국당 안팎의 기류는 그러나 홍 전 대표 복귀에 부정적·회의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전 대표를 환영할 만한 사람은 극히 소수라고 봐도 된다"며 "무엇보다 지방선거 참패 원인 제공자 아니냐. 홍 전 대표 혼자만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막말', '독선', '불통', '구악' 등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당 신뢰도 추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홍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당내 인사조차 비슷한 말을 했다. 이 인사는 "국민도 당원도 그 누구도 홍 전 대표를 원치 않는 것 같다"며 "분위기가 명백한데 홍 전 대표만 이를 모르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국당 정당개혁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도 4일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지난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분석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복귀 이야기라니 좀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 국민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당 인사지만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견해는 좀 더 적나라하다. 하 최고위원은 3일 YTN 라디오에 나와 "자꾸 언론에서 홍 전 대표가 재밌으니까 부각시키는데, 한국당 경선(전당대회)에 나가면 자연스럽게 소멸할 거다. 그냥 불명예 정계 은퇴할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에게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비교적 양호한 대권주자 지지도다. 리얼미터·CBS가 지난달 27~31일 진행한 '범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홍 전 대표는 6.2%를 얻어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13.5%)-황교안 전 국무총리(11.9%)-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7.8%)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보수진영에 국민을 사로잡을 참신하고 강력한 인물이 부족하다는 의미도 되는데 이는 홍 전 대표 정계복귀 모색에 한 줄기 희망 같은 요소가 될 수 있다.

눈에 띄는 대권주자가 없을 정도로 한국당이 더 무너지고 쓰러져야 재기 명분이 생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홍 전 대표가 놓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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