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4회 김해재즈콘서트

영화와 음악은 가깝게 맞닿은 관계다. 미국 최대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 부문에 '음악상'이 있고, 세계 3대 영화제 하나인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은곰상-영화음악상'이 있는 까닭이다. 음악을 쓰지 않은 영화는 오히려 일정한 격식을 깨트리는 접근으로 소개된다.

오는 7일 오후 7시 30분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열리는 제4회 김해 재즈 콘서트 주제 의식은 영화와 음악의 밀접한 관계에서 비롯했다.

'재즈 시네마'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이번 공연은 영화 속 명곡을 재즈로 새롭게 해석한다. 기존 음악을 재즈화하는 접근은 재즈 음악계에서는 일상이자 원동력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이시스트 김영후를 중심으로 익숙한 영화음악을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흥미로운 과정이 펼쳐진다.

김영후

김영후는 연주자뿐만 아니라 작·편곡가 역할까지 해내는 감각적인 재즈 음악가다.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구심점을 이루며 시시각각 다른 연주자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한두 소절 연주로 자신임을 눈치 채게끔 하는 개성까지 두루 갖췄다.

김영후와 더불어 공연 바탕이 되는 피아노 트리오를 구성할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오은혜와 드러머 서수진이다. 2011년 등단했다가 홀연히 유학을 떠난 오은혜는 오랜 뉴욕 생활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섬세하면서 힘 있는 연주로 자신을 드러낸다. 서수진은 동료로부터 탄탄한 지지와 신뢰를 받는 연주자다. 재즈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연주가 돋보인다.

오은혜
서수진

목소리를 내는 역할은 김주환과 이지민의 몫이다. 김주환은 풍부한 성량으로 유행에 관계없이 어느 때나 늘 연주되는 곡을 해석하는 데 집중한다. 이지민은 적확한 음정과 안정적인 호흡, 매끄러운 가사 처리가 돋보이는 보컬리스트다.

김주환
이지민

아코디언은 재즈와 만날 때마다 짙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한국 재즈 공연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다. 이번 무대에 서는 아코디어니스트 제희가 눈길을 끄는 까닭이다.

제희

세 명의 색소포니스트 이선재, 신명섭, 이승원도 주목할 만하다. 전통 재즈를 기반으로 실험적인 어법을 구사하는 이선재는 지난 2016년 자라섬 국제 재즈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았다. 신명섭은 풍성하고 호방한 연주가 개성인 연주자다. 이승원은 2012년 자라섬 국제 재즈 콩쿠르결선 무대에서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이선재
신명섭
이승원

한국 재즈 미래로 불리는 트럼피터 홍태훈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고른 음을 선보인다. 이 모든 악기와 어우러질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악기 트롬본은 문예진이 연주한다. 묵직한 중저음으로 조화의 바탕을 이룬다.

홍태훈
문예진

이날 연주될 곡은 '시네마 파라디소' '아이 윌 웨이트 포 유' '파피용' '퓨어 이매지네이션' '더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 유어 페이스' '오버 더 레인보' '섬웨어 마이 러브' '더 갓파더' 등이다. 이들 곡이 수록된 영화를 미리 감상하고 온다면 공연이 더욱 값질 듯하다.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김해시가 후원하는 김해 재즈 콘서트는 재즈 비평가 김현준 해설과 진행으로 관객과 가까이 소통한다. 무료. 문의 055-25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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