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금 호앙 쑤안 빈 키워
"진종오와 맞대결 최선 다할 것"

베트남 사격 영웅 호앙 쑤안 빈(44)과 한국인 지도자 박충건(52) 감독은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목표를 '올림픽 출전권(쿼터) 확보'로 잡았다.

베트남 현역 군인인 호앙 쑤안 빈은 베트남 스포츠 역사를 바꾼 선수다. 호앙 쑤안 빈은 리우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202.5점으로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금메달은 베트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한국인 지도자 박충건 감독이 있었다. 2014년부터 베트남 사격 대표팀을 이끈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 박항서 감독에 앞선, '원조 베트남 한류 지도자'다.

금메달리스트이자 그를 키운 감독이라는 명성에 비춰보면 사뭇 소박해 보일 수 있는 이번 대회 목표이나 그들은 자만보단 노력을 앞세웠다.

창원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베트남 사격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박 감독과 호앙 쑤안 빈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 감회를 밝혔다.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3일 차인 3일 오전 창원사격장 프레스센터에서 베트남 국가대표 사격팀 박충건(왼쪽) 감독과 지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10m 금메달과 50m 은메달을 따낸 호앙 쑤안 빈(현역 대령) 선수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박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박 감독은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40년 만에 한국, 그중 창원에서 열린 걸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 1개 획득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그보다 중요한 건 올림픽 출전권 2장 정도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호앙 쑤안 빈 역시 "창원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 이런 사격시설이 정말 부럽다"며 "4년 전 대회 때 50m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땄었는데, 올림픽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10m 공기권총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둘은 10m 공기권총에서 사격 전설 진종오와의 맞대결도 기대했다.

박 감독은 "진종오가 이번 대회에서도 선전하기 바란다"며 "한국 사격이 발전하면 국외 지도자 위상도 높아진다. 그렇지만 경기는 경기대로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앙 쑤안 빈은 "진종오 선수와 함께 경기할 수 있어서 좋다"며 "지난 올림픽 때 진종오 선수와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사격·축구 대표팀 선전 등으로 베트남에 분 '스포츠 한류' 분위기도 전했다. 박 감독은 "스포츠를 통해 한국을 향한 베트남 내 인식이 정말 좋아졌다"며 "깨끗하면서 건강하다고 알려진 한국 음식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호앙 쑤안 빈은 그 과정에 박 감독을 비롯한 한국인 감독들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기본기를 강조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부추기고, 어떤 상황에서든 대처할 수 있게 해줬다는 평가였다.

호앙 쑤안 빈은 "박 감독님이 정말 훈련을 많이 시킨다"며 "그러면서도 늘 목표를 높게 설정하라,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앙 쑤안 빈은 이번 대회에서 4일 50m 권총, 6일 10m 공기권총 출전을 앞두고 있다. 앞서 호앙 쑤안 빈은 2일 열린 10m 공기권총 혼성 경기에서는 여성 선수 부진으로 결선 티켓을 따지 못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