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메달을 딴 건 코치님이나 언니·오빠들 덕분이라 생각해요.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세계를 놀라게 한 여고생 명사수 임하나(18·청주여고)는 개인보다 팀을 우선했다. 3일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소총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첫 여자 선수, 단체전 세계신기록을 수립, 2관왕 타이틀을 안았지만 임하나가 먼저 챙긴 건 동료였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보다는 단체전에 집중하려 했어요. 단체전 3번 선수로 제 역할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죠. 그렇다고 마냥 점수를 신경쓰기보단 스스로 부족한 점을 채우고자 노력했어요. 어떻게 총을 들고 쏘느냐에 중점을 뒀죠. 그걸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니 점수도 잘 따라왔었던 듯해요."

중학교 1학년 때 호기심으로 교내 사격 동아리를 찾았던 임하나는 1년 10개월 만에 국가대표가 됐다. 사격 천재라고 불리길 몇 년, 고등학생 신분이 된 임하나는 결국 세계를 제패했다. 그동안 스스로에게 더 엄격했다. 자신의 단점과 강점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하고자 애썼다. 임하나는 자신의 강점을 '순간적으로 보는 조준'이라고 평가했다. 단점에 대해 임하나는 "멘털이 살짝 약한 편"이라며 "약한 정신이 스스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창원사격장에서 열린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임하나가 사격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임하나는 멘털을 키우고자 욕심을 버리고 훈련에 더 매진했다. 팀 동료이자 맏언니 정은혜의 도움을 받아가며 멘털을 단련했고 이를 곧 성과로 바꿨다.

이날 경기 결과 임하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까지 한국에 선물했다. 스스로 만든 기회, 임하나는 '없던 욕심'까지 부릴 계획이다. "올림픽 대표에 선발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다져가려고요. 항상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편이에요."

한희성 경남대 사격부 감독은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같은 국제대회는 어린 선수가 반전의 결과물을 낼 때가 있다. 임하나가 이번 대회에서 그런 이변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선수"라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좋은 결과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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