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분 지름 20m 규모 커…그릇 등 따로 묻은 부장곽도 발견

의령군이 지난 5월부터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유곡리 3호분 조사를 벌인 가운데 의령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부장곽(그릇 따위의 부장품을 넣는 무덤)을 갖춘 가야의 지배자급 무덤임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경남발전연구원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유곡리 고분군은 낙동강변에 있는 가야 최대 고분군 중 하나로, 정밀지표조사 결과 수십 기의 봉토분과 수백 기의 소형 묘들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곡리 3호분은 고분군의 정상부(해발 130m)에 있으며 크기는 봉분(흙을 둥글게 쌓아 만든 무덤)의 지름 20m 내외, 무덤방 길이는 9m로 가야 최고 지배자급에 속하는 무덤 규모로 조사단은 보고 있다.

주 무덤방의 동쪽에는 유물만을 따로 부장(껴묻거리)하는 무덤이 도굴과 훼손이 전혀 없는 온전한 상태로 확인됐으며, 내부에는 단경호(목이 짧은 항아리)를 대량으로 부장했다.

또 유곡리 3호분은 지금까지 가야무덤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무덤양식이 확인됐다. 고령 대가야권에서 확인되는 11자 형 묘형과 창녕 비화가야·함안 아라가야 축조기법을 도입한 무덤구조가 확인돼 여러 가야의 접경지역에 있는 유곡리 고분군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으로 조사단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유곡리 3호분은 유곡리 고분군 축조집단의 최고 지배자급에 해당하는 무덤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교류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의령 가야 집단의 성격을 규명할 중요한 자료로 평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발굴조사 성과는 4일 오후 2시 발굴현장인 지정면 유곡리 산 146번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매장문화재 가운데 훼손 우려가 있는 유적에 대한 긴급발굴조사를 매년 진행한다. 의령군은 올해 초 도굴과 훼손 정도가 심한 유곡리 3호분을 신청해 긴급발굴조사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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