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정규직화 등 요구
경남 4개 지부도 쟁의조정 신청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파업을 예고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말 전국 58개 사업장에서 2만 1632명 중 1만 6811명이 쟁의행위 투표에 참가해 91%(1만 5351명)로부터 찬성 의견을 받았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67개 병원에서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지난달 20일 쟁의조정을 신청한 병원 노조는 5일 오전 7시부터, 지난달 27일 신청한 병원 노조는 12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비정규직·공짜노동·속임인증·태움 등 '포아웃(4OUT)'을 요구하고 있다. 직·간접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교대 시간 등에 따른 잦은 오버타임 노동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인력·시설기준·환자안전기준 등 3년마다 시행하는 병원인증평가를 평가 시기만이 아닌 상시로 충족해달라는 요구다.

직장 내 갑질을 일컫는 '태움'을 없애려면 신규 간호사가 6개월 이상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보장하고, 프리셉터(교육·지도 간호사) 처우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보건의료인력법 제정, 산별교섭 정상화, 임금 총액 7.1% 인상 등으로 산별·현장 특성별교섭도 진행 중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쟁의조정 신청을 한 이유에 대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보건의료분야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함"이라며 공짜노동(시간 외 근무) 해소를 위해 1만 5600명, 주52시간 노동시간을 지키고자 4260명, 신규 간호사 교육전담 4200명 등 모두 2만 4060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에서는 경남도마산의료원, 거제 대우병원, 진주 한일병원, 양산병원 등 4개 지부가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마산의료원지부는 전국 20개 지방의료원지부와 3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합의하지 못하면 파업할 계획이다.

마산의료원은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노사 모두 인력 충원에 공감하지만 구체적 방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3교대·2교대·야간전담 등 직군별 노동형태가 다양해 필요한 인력 구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마산의료원지부는 간호과 20여 명, 영상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시설팀 각 2명, 원무과 1명 등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산의료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35~90명까지 인력을 충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사회 검토과정과 경남도와 조율과정에서 채용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또 파견·용역 노동자는 직접고용, 사회적 기업 위탁을 통한 고용, 유예 등으로 '노사전문가협의체'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협의체는 노측 3명, 사측 3명,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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