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내린 비로 녹조문제가 다소 누그러졌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으면 또 녹조는 창궐할 것이다.

올해 녹조는 여느 해보다 심각했다. 남조류 세포 수가 ㎖당 100만 개를 넘기도 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대표지점 유해남조류 개체 수는 지난달 22일 126만 4052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남을 비롯한 영남지역 식수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낙동강 녹조가 가히 최악의 상태에 다다랐다.

최근 집중호우 영향으로 조류경보가 경계 단계에서 관심 관계로 내려갔다. 하지만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 같은 녹조 문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환경부도, 시민도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낙동강 수문을 열지 않고 있다. 아니, 열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결국 이명박 정부 4대 강 사업 당시 취수구 높이를 잘못 설계한 결과물이다. 낙동강 8개 보 수문을 활짝 열면 강 본류에 설치한 취수·양수장 취수구가 강물 위로 드러나게 된다. 이명박 정부가 이런 구조로 4대 강 사업을 진행한 탓에 수문을 열지 못한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금강과 영산강 모든 보 수문을 올해 안에 개방하지만 대형 취수장과 양수장이 많은 낙동강 보 수문을 내년 이후 개방키로 했다. 특히 합천창녕보 수문은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취수구 문제로 2021년에나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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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낙동강 보 수문 개방 일정을 10월 이후 확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수문을 얼마나 열지는 의문이다. 또 찔끔 개방 정도에 그쳐 낙동강 녹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봐. 낙동강은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식수원이다. 이제는 정부가 용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제대로 된 물을 마실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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