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단 입국에 환영 인파
개회식·경기장서 눈인사 건네
아리랑응원단 "좋은 기운 줄 것"

'입국 → 개막 → 응원'.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에 대한 응원과 평화통일을 바라는 열기가 대회 3일 차에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북한선수단 22명이 입국하자 아리랑응원단 100여 명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환영행사에 참가했다. 입국장은 응원단뿐 아니라 시민,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려 북한 선수단을 보며 환호했다.

1일 북한 선수단이 단복을 입고 개회식장에 들어서자 창원체육관에 모인 4000여 명이 일제히 환호했다.

제52회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회식이 지난 1일 오후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북한 선수단이 환호하는 아리랑응원단과 남한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특히 아리랑응원단은 북측 선수단 바로 뒤에 자리 잡고 '반갑습니다' 같은 노래를 부르거나 "우리는 하나다" 등 구호를 외치며 선수단을 환영했다. 북측 선수들은 노래하는 모습이 궁금했는지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북한 선수들이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지 사흘째인 2일 본격적인 대회일정도 시작됐다. 경기에 맞춰 아리랑응원단은 경기장 관람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대회 10m 공기소총 혼성 본선에 리은경-룡성강 조, 10m 공기권총 혼성 본선에 한영심-김성국 조가 참가했다. 응원단은 함성보다 묵묵히 선전을 기대하며, 한반도기를 흔들거나 양손을 맞잡고 기도했다.

이는 대회 규정상 소리 내며 응원할 수 있지만 북한 선수단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에 앞서 김유성 북한선수단 감독이 응원단에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도록 응원을 자제해달라고 아리랑응원단에 요청했었다.

2일 오전 창원시 퇴촌동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아리랑응원단이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북한 한영심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응원단은 긴장감 도는 경기가 끝나고 북한 선수단이 총기를 반납하고자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 힘껏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60여 명이 무기고 앞에 모여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북한 선수단은 가볍게 손을 흔들기도 하고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응원단이 '북한선수단 환영합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반갑습니다' 등을 열창하자 북한선수단은 미소를 보였다. 또 한 응원단원은 한반도 모형의 작은 장난감을 건네기도 했다. 북한 선수가 받아가지 않았지만 사흘간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한 사이라 가까워진 듯했다.

박종철 아리랑응원단 사무국장은 "통일에 대한 염원과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겠지만 우리는 북한선수단에 좋은 기를 주기 위해 움직인다"면서 "북한 선수단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에 먼저 나가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트랩경기장에서 응원계획도 밝혔다. 박 사무국장은 "트랩 경기는 야외에서 하는 종목이라 응원에 제약이 없다고 들었다. 온몸을 불사르는 응원으로 북한 선수에게 힘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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