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 손상이란?

화상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 가장 흔한 원인은 패혈증으로 인한 것이다. 그러나 고온의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생기는 흡입 손상 역시 큰 문제다. 흡인 손상 시 급성 폐렴, 폐부종을 동반하며, 진행되는 호흡기능 부전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만성적으로도 기도와 폐의 만성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흡입 손상은 해결하기 매우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흡입 손상은 부위에 따라 상기도 손상, 하기도 손상, 폐 실질 손상, 그리고 전신적 독성으로 구분될 수 있다. 문제는 기관 - 기관지 - 세기관지 - 폐포로 이어지는 호흡기관에 부종이 생기는 경우이다.

화상을 입게 되면 화상 부위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에도 부종이 생긴다. 특히 중증 화상일 경우 다량의 수액 처치, 혈관 상태 변성 등으로 혈관 내 단백질을 비롯한 콜로이드의 혈관 외 유출 등이 생기는데 이는 다량의 혈관 내 수분을 혈관 외로 이동하게 만들고, 이것이 부종이 되는 것이다.

열기에 의해 구강인두의 단백질이 변성되면 염증 반응이 활성화되면서 활성산소가 다량 발생하여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화상시 다량의 수액을 투여하게 되는데 이것은 심한 부종을 야기할 수 있다. 상기도 부종은 기도 폐색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면 기관 내 삽관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면직물, 나무, 풀, 소똥 등이 연소될 때 활성 산소, 알데히드 등을 다량으로 분출하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물질들이다. 이들을 흡입하게 되면 기도로의 혈액 흐름이 증가하는데 이는 기도 내 분비물 증가 및 기도 상피 탈락을 유발하며 이들이 섞여 굳어지면 끈적한 젤리처럼 되어 기도를 막히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폐포에서 이루어지는 산소 -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더욱 어렵게 된다.

화상과 흡입 손상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화상과 흡입 손상은 폐 실질에 지연성 손상을 가져오며 이것은 기도 손상의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 기관지에서 나오는 정맥혈은 폐 모세혈관 바로 앞 단계의 미세 순환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흡입 손상으로 기관지가 손상된 경우 여기서 생기는 독성 물질이 폐로 유입되어 폐에 조직손상을 야기한다.

흡입손상이 생기면 기관지로의 혈류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폐순환계로의 혈류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더 많은 독성 물질이 폐로 유입되게 되어 폐 조직손상을 강화시킨다. 실제로 폐 손상을 유발하는 것은 백혈구의 일종인 다형핵 세포다. 다형핵 세포의 지름은 폐 모세혈관의 직경보다 크다. 정상 상태에서는 이 세포의 모양이 변화하면서 폐 모세혈관을 지나갈(Traverse) 수 있지만 흡입 손상이 발생하면 이 세포들은 딱딱해져 변형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면 폐 미세 순환계에 이 세포들이 걸려 모이게 되고 활성산소 생성과 단백분해 효소의 분비등을 통해 조직 손상을 유발한다.

흡입 손상은 장시간에 걸쳐 폐 실질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합병증도 중요한 문제이다. 폐포 내 유리막 형성과 콜라겐 섬유의 축적을 야기하여 결국은 폐 실질의 섬유화를 초래하며 뇌에서는 뉴런과 성상세포의 파괴 및 미세출혈을 일으켜 결국 뇌의 구조적 문제를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뇌 해마의 뉴런을 손상시키기도 하고 광범위하게 뇌의 DNA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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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민 서울대화외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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