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22명이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북한 선수단은 오전 11시 45분 한국에 도착해 낮 12시 20분께 입국장을 통과했다.

이날 입국한 북한 선수단을 환영하고자 시민사회단체로 구성한 아리랑응원단 100여 명과 창원시 관계자,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서포터즈 50명 등 170여 명은 입국장을 통과하는 선수단에 힘찬 환호를 보냈다. 힘찬 환호 중에는 "다음엔 단일팀"을 외치는 이도 있었다.

오전 11시부터 입국장에 모인 아리랑응원단은 평화통일, 통일조국,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가 하면 <반갑습니다>, <아리랑>, <휘파람>, <우리는 하나다> 등을 목청껏 불렀다. 11시 20분께 경찰이 입국장 양 옆을 막아서자 "경찰은 나가라"며 소리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철수했고 다시 노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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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국제사격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31일 김해공항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북한 서길산 선수단장을 선두로 선수와 임원 22명이 입국장을 빠져나오며 환영하는 아리랑 응원단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흥겨운 노랫소리와 힘찬 환호성에 인근에 있던 사람들도 몰렸다. 일본여행을 마치고 온 한진수(44) 씨는 "북한 선수단이 입국하는지 몰랐다. 모두가 하나 돼 응원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이 좋은 성적을 거두길 희망했다.

외국인 역시 흥미로운 듯 쳐다보며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스웨덴에서 한국을 찾은 한 여행객은 기자에게 "이 사람들은 왜 다 모여서 노래 부르고 소리를 치느냐"고 물었고 북한사격선수단이 한국을 찾는다는 말에 "통일을 기원하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온 여행객은 "내가 북한사람들을 다 보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북한선수단이 입국장을 빠져나간 뒤 아리랑응원단은 아쉬움보다 기대와 설렘이 있다고 했다. 이승백 (31) 현장응원단장은 "북한 선수단이 찰나에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버스에 탑승한 것은 아쉽지만 경기 내내 그들을 응원할 것이라 환영인사를 건넸다는 데 만족한다"면서 "경기장에서 응원을 받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를 기원하고, 다음 대회에는 남북 단일팀으로 대회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종철 아리랑응원단 사무국장은 "선수단이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입국한 터라 피곤할 것이다. 우리가 준비한 꽃목걸이를 북한 선수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북한주민접촉신고서를 접수하지 않으면 북한사람과 만나는 게 금기된다는 것은 남북교류·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판문점 선언 등을 이행하려면 남북교류를 막는 악법 폐지 등 정책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리랑응원단은 북한 선수단에게 걸어줄 꽃목걸이를 들고 왔지만 통일부와 조직위, 북한 선수단 등의 요구로 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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