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서 보편화된 축약·약칭
실수 줄이려면 정확한 표기법 익혀야

강추·얼짱·열공·비번·냉무·광클·수능 등 일상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들 단어는 모두 축약된 말이다.

강추는 '강력하게 추천한다', 얼짱은 '얼굴이 잘생긴 사람', 열공은 '열심히 공부하다', 냉무는 '내용이 없다'를 줄여서 간략하게 표현한 것이다. 최근에는 학교 급식을 먹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급식체'라는 이름으로 줄임말이 유행할 정도이다. 개이득(매우 이득이 많다), 오지다, 레알(그 말이 진실이니?) 등이 대표적인 급식체다. 심지어 단어의 줄임을 넘어 ㅇㅋ(오케이), ㅇㅈ(인정), ㄱㅅ(감사), ㅇㄱㄹㅇ(이거 레알?)과 같이 초성만으로 의사표현을 하기까지 한다.

축약, 약칭 등의 줄임말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됐다. 사칙연산(+ - ÷ ×), 합계(∑), 무한대(∞) 등의 수학적 용어를 비롯해 단위들이 대부분 축약된 기호(약칭)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축약된 단어나 기호들은 각국의 언어가 달라도 정보를 오해 없이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어 만국공통어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국제도량형총회에서는 7개의 기본단위(길이·질량·시간·전류·온도·물질량·광도)를 정의하고 간략한 단어로 명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길이의 미터(meter)는 '빛이 1/299,792,458초 동안 진공에서 진행한 거리'로 이를 간단히 줄여서 소문자 m을 사용한다. 시간의 초(s)는 "세슘-135 원자의 바닥 상태 두 초미세 준위 사이의 전이에 해당하는 복사선의 9,192,631,770주기의 지속 시간"으로 정의하고 소문자 s로 표기한다. 과학기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과학적 정의를 간략한 용어로 줄이고 알파벳으로 단위를 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위들을 정확히 표기하고 있을까? 한 예로 킬로미터는 KM, Km, km, kM 중에서 어느 것이 맞을까?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정한 단위의 표기법은 소문자와 대문자에 따라 그 뜻이 확연히 다르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10의 3승(1000배)을 뜻하는 킬로(kilo)는 소문자 k를 사용하며, 메가(mega, 10의 6승)는 대문자 M, 기가(giga, 10의 9승)는 대문자 G, 테라(tera, 10의 12승)는 대문자 T로 표기한다. 반면에 센티(centi, 10의 -2승)는 소문자 c, 밀리(milli, 10의 -3승)는 소문자 m, 마이크로(micro, 10의 -6승)는 소문자 u, 나노(nano, 10의 -9승)는 소문자 n을 사용한다.

길이의 단위인 미터(meter)는 소문자 m을 사용하고, 질량을 나타내는 그램(gram), 톤(ton)은 소문자 g, t를 각각 사용해야 한다. 부피의 단위 리터(liter)는 소문자 l(엘)과 대문자 L 둘 다 사용 가능하다. 전류의 단위인 와트(watt), 볼트(volt), 암페어(ampere)는 대문자 W, V, A를 각각 사용해야 한다. 절대온도의 단위인 켈빈은 대문자 K, 물질의 양을 뜻하는 몰은 ㏖, 빛의 세기 칸델라는 소문자 ㏅로 쓴다. 이 외에 사람의 이름에서 비롯된 N(뉴턴·힘), C(쿨롱·전기량), T(테슬라·자속밀도) 등은 대문자를 사용한다.

채재우.jpg

그래서, 킬로미터는 ㎞, 킬로그램 ㎏, 밀리그램 ㎎, 메가톤은 Mt로 표기해야 하며, 킬로와트 ㎾, 킬로볼트 ㎸, 킬로암페어 ㎄, 기가바이트 GB, 킬로헤르츠 ㎑, 메가헤르츠 ㎒로 표기해야 한다. 이처럼 줄임말을 사용할 때는 뜻이 왜곡되거나 다른 뜻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정확한 표기법을 익힐 필요가 있으며, SNS에서도 오해 없는 대화를 위해 상황과 상대의 입장을 고려한 배려 있는 줄임말 사용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