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센터 뒤편 금형제작 업체
밤에도 리콜차량 몰려 피해 호소
"순간적 시력상실로 사고 위험"
센터 "점등 않도록 직원 교육"

전국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의 리콜이 본격화된 가운데 BMW 창원서비스센터 인근 공장에서 '빛공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에 위치한 BMW 서비스센터 주차장은 안전진단을 받기 위한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 7월 31일부터 BMW 차량 10만 6371대에 대한 안전진단이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지역에 등록된 BMW 차량은 2만 4487대이며, 이 중 리콜 대상 차량은 7757대이다. 창원지역에 등록된 차량은 1만 3115대이며, 이 중 4476대가 리콜 대상이다.

BMW 서비스센터 건물 뒤편에 위치한 ㈜원진테크 김동근 대표는 센터를 드나드는 차량 전조등 빛 때문에 현장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센터 직원들이 전조등을 켜고 밤낮없이 차량을 옮긴다. 하루 100대가 넘는 차량 불빛이 우리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며 "10분이고 20분이고 전조등을 떡하니 켜놓고 출구에 차를 세워두기도 한다"고 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의 BMW 서비스센터. 자동차 전조등 불빛에 눈이 부시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금형 제작·와이어 커팅 등 기계·장비를 제조하는 원진테크는 BMW 서비스센터 건물이 현 위치로 확장 이전한 지난 7월 9일 이전부터 출입문을 열어놓고 작업해왔다. 리콜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전조등 빛에 노출됐는데, 지금은 공장 문을 여는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하루 종일 '빛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공장 직원 ㄱ(28) 씨는 "밤에 문제가 더 심하다. 작업 중에 얼굴로 불빛이 비치면 반사적으로 쳐다보게 된다. 순간적으로 아무것도 안 보인다"며 "절삭기계를 다루다 차량에서 나오는 빛에 노출돼 자칫 손이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동료 모두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빛이 너무 밝으면 눈부심 현상으로 순간 시각이 마비될 수 있다. 차량 전조등은 최소 1만 5000에서 최대 11만 2500칸델라(㏅) 빛을 발산한다. 1칸델라는 촛불 1개를 켠 밝기를 말한다.

김 대표는 전조등 불빛에 따른 피해가 커지자 이달 중순 문순규 창원시의원과 함께 BMW 서비스센터를 찾아 대책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센터 차량 불빛에 시달려 퇴사하겠다는 직원들도 있는데,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격이다. 차단막을 설치하든지 전조등을 안 켜든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산회원구청은 "확인한 결과 빛공해 범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BMW 서비스센터에 갈등을 잘 풀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권고를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BMW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차량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차폭등이 켜진다. 차폭등은 눈부심 현상과 관련이 없다. 야간에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전조등도 켜지는데 직원들에게 차폭등만 켜라고 교육한다"며 "리콜 사태로 밤늦도록 작업한다. 직원·손님이 차량을 출고할 때 전조등을 켤 수 있다. 손님에게 켜지 말라고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리콜 기간이라서 야간에도 작업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오후 6시에 업무를 종료해서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야간에 전조등을 켜지 않도록 습관화하겠다. 인근 공장과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