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대통령 간담회
김 지사 "일자리 절박"
금융정책 획일화 지적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문재인 대통령과 17개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악화한 지역 일자리 상황을 전하면서 정책금융기능 강화 등 금융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각 시도별 발표에서 "제조업 분야 마이너스 성장률 지속(-1.6%→-3.8%)과 취업자 비중 감소(26.8%→24%) 등 저성장 경제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지역주도 혁신성장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투자 지연, 가동률 저하,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 정책금융의 획일성 등이 문제다.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에 정부 특별출연, 스마트공장 등 혁신성장 대상 보증한도 확대, 지역 자율성 증대가 절실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17개 시도지사와 함께한 '제1차 민선7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일자리 정책구상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지역의 목소리에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정부와 지자체가 맞닥뜨린 최대 현안"이라며 "최근 고용 지표 하락으로 국민 걱정이 크고 지역경제도 구조조정 여파로 어려운 곳이 많다. 일자리 예산이 실효를 거두려면 정부와 지자체 간 강력한 협업이 필요하며, 그 협업은 지역의 필요와 여건에 맞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가 반성을 하고 있다. 정부가 지침을 내리고 지자체가 틀에 맞춰 재정을 부담하는 하향식 방식은 결실을 맺는 데 한계가 있다"며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 7대 의제가 포함된 '대한민국 일자리 선언'을 간담회에서 채택하기도 했다.

△지역주도 혁신성장 △남북협력사업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소상공인·자영업 지원 △농산어촌 활력 증진 △사회적 경제 △노사정 협력이 그것으로, 이 중 지역주도 혁신성장은 "지역 주력산업 혁신과 신산업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김경수 지사의 '신경제지도 구상'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발표를 통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000개 구축과 혁신산업 고도화,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 동북아 물류플랫폼 구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제조업 르네상스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밝혔다.

민형배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단체장들 발표에는 일자리를 지자체가 직접 만드는 방안과 민간의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정책 등이 모두 들어 있다"며 이날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 방향을 가다듬겠다고 했다.

민 비서관은 또 일부 시도지사가 거론한 재정분권 현안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재정분권이 이뤄지면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법률적 검토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를 분기에 1회 정례화하기로 했다. 일자리뿐 아니라 그때그때 가장 중요한 현안을 선정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국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또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산하에 '지역현안점검회의'를 설치해 간담회에서 논의되지 않은 의제들의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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