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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언브레이커블>

그의 최고작 <식스 센스> 뛰어넘는 '저주받은 명작'
감독 특유의 반전스토리
기존 히어로 영화와 차별
'따로 또 같이'연결된 작품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8년 08월 30일 목요일

*기사는 특정 영화의 줄거리, 결말을 밝힙니다. 영화를 먼저 감상하실 독자는 읽기를 멈춰 주세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2016년 영화 <23 아이덴티티> 끝자락. 카메라는 어느 식당 안을 비춘다.

TV에서는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사건을 다루는 뉴스가 흐른다. 손님들은 저마다 사건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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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23 아이덴티티> 포스터, 영화 <언브레이커블> 스틸컷.

"15년 전 휠체어 탄 악당 이름이 뭐였지?"

오래전 기억을 더듬는 한 손님에게 커피를 마시던 한 남자가 "미스터 글래스"라고 귀띔하면서 영화가 끝난다.

'설마' 하는 관객 눈에 데이비드 던(브루스 윌리스 분) 이름이 적힌 명찰이 보인다. 그렇다, 그가 돌아왔다.

샤말란 감독의 전작을 못 본 관객이라면 정말 뜬금없이 불친절한 결말이다.

그러나 그의 2000년 작품 <언브레이커블>을 본 관객이라면 데이비드 던이 돌아온 것만큼 반가운 소식은 없겠다.

반전 영화 하면 보통 <유주얼 서스펙트>와 <식스 센스>를 꼽는다. 두 영화 모두 대놓고 반전을 까밝히는 악성 관객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소문을 탔다.

영화 <식스 센스>가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샤말란 감독은 빠르게 할리우드 신성으로 각광받았다.

샤말란 감독에게 쏠린 기대는 당연한 순서처럼 다음 작품으로 향했다.

그는 탄생과 대결 구도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히어로물 구성에서 탄생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게 탄생한 다음 작품이 바로 <언브레이커블>이다.

영화의 줄거리.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차 충돌 사고가 난다. 총 131명이 사망한 대참사. 아수라장에서 단 한 명이 생존한다.

대학 풋볼 경기장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데이비드 던이 기적의 주인공. 그는 대학 시절 금빛 미래가 점쳐지던 풋볼 선수였으나 자동차 사고로 선수 생활을 접는다.

살아남은 것도 기적인데, 그는 상처 하나 없이 발견된다. 그런 그에게 엘리야 프라이스(사무엘 잭슨 분)가 접근한다.

엘리야는 '연약하다'라는 말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체질이다. 자연 분만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뼈가 부러진 그를 보며 의사조차 뜨악한다.

50회가 넘는 골절 탓에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그는 자신과 같은 존재가 있다면, 반대로 강한 몸을 지닌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대형 기차 사고에서 혼자 살아남은 데이비드 소식을 들은 엘리야는 자신이 기다렸던 존재가 바로 그일 것이라 여기고 데이비드 차에 쪽지를 남긴다.

M. 나이트 샤말란(왼쪽) 감독. /스틸컷

'태어나서 지금까지 몇 번이나 아파 본 적이 있습니까?'

이 작품은 최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히어로 영화의 경향과는 다르다. 역동적인 움직임은 철저하게 자제하고, 냉정하리만큼 현실적인 히어로를 그려낸다.

데이비드가 스스로 히어로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처음 악당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한 호흡으로 아주 길게 이어진다.

화려한 액션은 찾아볼 수 없는 이 장면은 자칫 지루할 법도 한데, 샤말란 감독 손에서 놀랍도록 치열한 하이라이트로 그려진다.

여타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전반적으로 어두운 영화의 색조 또한 샤말란의 개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식스 센스>의 엄청난 반전과 일반적인 히어로물을 기대한 관객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결국, 히어로 트릴로지(3부작)를 고민했던 샤말란은 그 시작인 영화 <언브레이커블> 흥행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생각을 접는…듯했다.

<언브레이커블>과 아예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던 <23 아이덴티티> 끝에 데이비드 던이 등장하면서 샤말란 히어로 트릴로지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23 아이덴티티>는 23개의 인격이 있는 케빈(제임스 맥어보이 분)이 어느 날 갑자기 24번째 인격 지시로 10대 소녀 3명을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언브레이커블>은 샤말란 감독의 '저주받은 명작'으로 꼽힌다. 평론가에 따라 <식스 센스>보다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시간이 흘러 최근 히어로 영화가 세계 영화 판도를 이끌기 시작했고, 감독 또한 종종 <언브레이커블>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던 상황 속에서 정말 깜짝 속편이 등장한 것이다.

샤말란은 결국 지난해 <23 아이덴티티> 속편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샤말란표 히어로 트릴로지가 당당하게 부활한 셈이다.

따로 떼어 놓은 영화가 사실은 하나의 연속물이라는 사실만큼 멋진 반전이 있을까. 내년에 개봉할 트릴로지 마지막 편 <글래스>를 기다리며 이렇게 외쳐본다.

"샤말란이 돌아왔다!"

뱀발로, 일부 관객은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를 보고 나서 두 영화의 포스터 속 금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채기도 했다.

<언브레이커블> <23아이덴티티>는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내려받거나,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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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