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보며 KBO마케터 꿈 키워요"
가족같은 분위기에 푹 빠져
선수-팬 소통 문화 활발하길

6개월이면 충분했다. 야구를 '1도 모르던' 고지민(23) 씨가 야구 사랑에 빠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올해 초 친구 따라 들른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지민 씨는 단번에 야구 매력에 사로잡혔다. 열정적인 응원, 가족 같은 친근한 분위기는 이후 홈 경기가 있을 때마다 지민 씨를 야구장으로 이끌었다. 규칙을 알아가고 유니폼에 선수 사인을 한가득 받으며 보낸 시간, 지민 씨는 야구와 관련한 새로운 꿈도 품었다.

-올해 전까지는 야구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맞다. 그러다 올해 초 친구랑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NC 경기를 보게 됐고 곧바로 야구 매력에 푹 빠졌다. 물론 야구 룰도 하나도 몰랐다. 나보다 2주 빨리 야구를 접한 친구 설명을 듣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경기를 봤다. 그렇게 홈 경기가 있을 때면 빠짐없이 야구장을 찾고, 원정 경기도 몇 차례 가면서 야구 지식도 사랑도 점점 깊어갔다. 이제는 내가 야구에 관심 없는 친구들에게 야구를 전하고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야구장에 드나들면서 KBO리그 마케터 꿈을 키운 고지민(오른쪽) 씨와 지민 씨 손에 이끌려 22년 만에 야구장을 찾은 아버지 고규석 씨. /고지민

-NC에서 가장 응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최성영 선수. 처음 야구를 접할 때부터 투수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경기를 빠르게 진행하는 스타일과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 웃을 때 정말 매력적이다. '착한' 정범모 선수도 응원한다."

-창원 마산야구장만의 매력이 있다면?

"마산아재 특유의 감수성(?)이 묻어난다. 경기장 곳곳에서 마산아재들이 내뱉는 '현실욕'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기분 나쁜 욕이 아니다. 애정이 묻어나는 말이라 구수하면서도 재밌다. 올해 초 강윤구 선수가 부진했을 때 강윤구 선수만 등판하면 거친 말을 하던 아저씨 팬을 봤다. 강윤구 선수 성적이 좋아진 요즘, 그 아저씨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강윤구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친구와 그 모습을 지켜보며 '강윤구 선수가 이제 저 아저씨에게 인정을 받았다'며 웃으며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여기에 구창모 선수를 좋아하는 이모들부터 김성욱 선수를 응원하는 부부까지.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한데 모여 교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말 좋다."

-새 야구장에서도 이어졌으면 하는 문화는?

"홈·원정 팀 선수들이 드나드는 '게이트'가 잘 마련됐으면 한다. 팬 처지에서는 선수들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간이자 소통할 수 있는 곳이 게이트다. 현재 방식이나 문화가 더 발전해 이어졌으면 한다. 더 선명한 화질의 전광판 설치나 내야 응원석은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꼭 이뤄졌으면 한다."

-야구의 가장 큰 매력은?

"공 하나로 모든 게 좌우될 수 있는 점. 지난 7일 KT전에서 9회 역전 만루 홈런을 맞고 진 경기가 있지 않나. 응원하는 팀이 역전패해 가슴은 아프지만 그게 바로 야구 묘미가 아닐까 싶다."

-야구장을 드나들면서 꿈이 생겼다고?

"전공과 연관해 KBO리그 혹은 NC다이노스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야구를 더 많이 경험하고 익히며 꼭 도전해 볼 생각이다. 먼 미래에는 남편과 같이 야구장 데이트를 하고픈 욕심도 생겼다. 이달 아빠와 함께 야구장에 갔다. 아빠는 22년 만의 야구장 방문이라고 하더라. 이런 소중한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

-아시안게임 영향으로 프로야구 휴식기다. 야구 없이 어떻게 지내고 있나?

"야구장에서 야식·맥주를 즐기다 보니 살이 많이 쪘다. 당분간 끊을 수 있게 됐으니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1군 탈꼴찌가 머지않았다. 경기가 재개하는 날, 야구장으로 달려가 선수들에게 힘이 되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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