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연수 다녀온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
정책 반영된 결과물 없어 외유성 의혹도

전북 남원시에 가면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이 있다. 이 조합은 산청군을 비롯해 함양군·하동군·남원시·장수군·구례군·곡성군 등 지리산권 7개 시·군에서 지난 2008년도에 지리산권 관광개발을 위해 만들어졌다. 조합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해당 지자체들이 부담하고 있다.

이 조합에서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6박 8일간 1인당 450만여 원씩 총 7650만여 원 경비로 미국에 연수를 갔다 왔다.

이번 연수는 '지리산권 관광리더 네트워킹 과정 국외연수'라는 제목으로 관광정책 수립의 핵심 역할을 하는 지리산권 시·군 리더를 대상으로 했다. 장기적인 개발계획 아래 만들어진 관광지를 조사해 지리산권 관광에 접목함에 목적을 뒀다. 자연문화 등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관광활성화 아이템 발굴과 방문국 현지 체험을 통해 관광아이디어 도출, 현장 벤치마킹을 통해 지리산권에 접목 가능한 전략 도출 등이 연수 내용이다. 애초 해당 7개 시·군 부단체장과 관계 공무원 1명 등 한 곳 지자체에 2명씩 14명과 관광조합 직원 3명 등 모두 17명으로 이번 국외 연수를 계획했지만 민선 7기가 7월 시작되면서 해당 지자체마다 사정으로 부단체장이 참가한 곳은 함양군과 장수군 2곳이다. 나머지 지자체는 관광이나 지역축제와 관련한 부서장과 직원들이 참석했으며 산청군은 관광관련 담당 1명만 참여했다.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이 세운 연수 목적과 연수 내용을 보면 정말 좋은 내용이다. 하지만 이 연수에 해당 지자체 부단체장 참여를 계획했는데 단 2곳만 부단체장이 참여한 것은 애초 연수 목적에는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연수 코스 역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관광을 비롯해 라스베이거스 야경 투어,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과 로스앤젤레스 관광 등 주 일정이 관광으로만 짜여 있다. 행정기관 등 방문은 라스베이거스 관광청과 국립공원 등 단 2곳이다.

이처럼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에서 연수를 다녀온 곳과 지리산권 관광개발이 어떠한 연관이 있어 지리산권 관광개발에 접목할지 궁금하다. 특히 라스베이거스 야경 투어와 그랜드캐니언, 로스앤젤레스 관광 등은 지리산권 관광개발과는 관계가 멀어 보인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조합에서 매년 국외 연수를 갔다 왔지만 지리산권 관광개발 정책에 반영된 것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말이 국외 연수지 외유를 갔다 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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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이 예산을 들여 국외 연수를 갔다 왔는데 이것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연수로 보지는 않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해 조합 관계자는 "국외 연수 이후 정책에 반영된 것은 없으나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책에 반영할 만한 국외 연수였다면 여태껏 반영된 게 없었을까 싶다. 이처럼 많은 예산을 들여 연수를 갔다 왔는데 몇 배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더라도 본전은 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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