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 어느 작은 마을.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쓸쓸하고 어두운 식당. 조그맣게 열린 뒷문으로 환한 빛이 들어온다. 나가보니 조그만 마당에 햇살이 가득하다.
마당 한편엔 할머니 한 분, 해를 마주 보고 앉았다. 나도 가만히 옆에 앉는다.
문득 할머니가 묻는다.
"자로?"
네팔어로 추우냐는 말이다.
무심한 얼굴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할머니가 무척 낡아 보인다. 누더기 같은 옷 때문은 아니다. 웅크러진 육신이 가녀리게 흔들리는 모양새가 그렇다.
"따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따뜻하다는 네팔어로 대답한다.
순간 할머니 얼굴이 환해진다.
그 모습을 마주하는 나도 미소를 지었다.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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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일상여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