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세이브더칠드런 '잘 노는 학교'사업
김해 안명초 학생들이 설계한 나무의 성 개장

'학생들이 설계하고 수수깡으로 만들어 본 상상 속 놀이터가 학교에 있다면?'

상상이 현실이 됐다. 김해 안명초등학교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나무의 성' 놀이터를 개장했다. 낡은 놀이터를 어른들 시각으로 재조성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학교에서 놀고 싶은 공간부터 찾아 나섰다.

경남도교육청과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영남지부는 지난 4월 업무 협약을 하고 '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6년부터 아동의 놀 권리 회복과 보장을 위해 놀이터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을 해왔다.

29일 김해 안명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설계한 '나무의 성' 놀이터 개장식이 열렸다. /경남교육청

올해 경남·대구·대전 등 5곳이 이 대상 지역에 선정됐고, 도내 안명초교와 양산 서창초교에서 사업이 진행됐다.

순천시가 2016년부터 진행한 '기적의 놀이터'와 같이 학생들이 놀이터 설계부터 직접 참여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안명초교는 67명이 다니는 작은 학교다. 이번 놀이터 설계에 3~6학년 모든 학생이 머리를 맞댔다. 4차례 워크숍을 거쳐 학생들은 놀이터에 대한 생각을 수집하고, 설계도를 그리고, 수수깡으로 직접 제작·발표하며, '나무의 성' 놀이터를 완성했다.

학생들은 기존 놀이터가 '답답하고 단순하고 평범하다'고 평가하며 숨을 수 있는 아지트 공간,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 오르내릴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 '나무의 성' 놀이터는 기존 나무 갑판(덱) 공간을 활용했다. 크기와 높낮이가 다른 나무집 3개를 중심으로 공간을 연결하고 오르막을 설치했다.

29일 김해 안명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설계한 '나무의 성' 놀이터 개장식이 열렸다. 이날 학생들이 나무 집에 드나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29일 열린 놀이터 개장식에는 박종훈 교육감, 세이브더칠드런 김민정 영남지부장, 안명초 학생·학부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교육감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만든 이런 놀이터 공간은 앞으로 학교 놀이터 운영 방향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놀이와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요즘, 학교 놀이터가 어린이 놀이문화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성신 교장은 "학생들이 요구하는 재미에 학부모·교사들이 제안한 안전 부분을 고려해 업체에서 제작한 놀이터다. 시소·그네·미끄럼틀이 있는 기존 정형화된 놀이터보다 아이들이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 서창초교 놀이터 '환상의 나라 치즈랜드'는 10월에 개장한다. 10년이 넘은 낡은 철 미끄럼틀이 있는 공간을 활용한 치즈랜드는 계단과 여러 구멍을 이용해 학생들이 스스로 놀이를 창출할 수 있는 '휴식과 소통'을 주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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