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과 도화지를 준비한다. 꽃잎을 가까이 놓고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본다. 잎맥까지 세세히 그려나간다.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식물이나 과일 등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회화)가 '일상 드로잉'이라 불리며 친근한 미술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센터, 평생교육원 등 강의뿐만 아니라 카페 등에서 소소하게 진행하는 일일 강좌(원데이클래스)로 인기다.

한승희 몽갤러리(창원시 진해구) 대표가 보태니컬 아트를 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2018 제5회 전국공모 한국 수 미술대전 초대'전을 유치하고 당선작 80여 점을 내걸었다.

서채원 작 '치자열매'

'2018 제5회 전국공모 한국 수 미술대전'은 한국현대창작예술협회가 여는 대회로 △보태니컬화 △감성 수채화 △여행스케치 드로잉(어반스케치) △전통 민화 △캘리그래피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공모했다. 한 대표는 "이번 대회를 연 한국현대창작예술협회가 지난달 울산에서 당선작을 공개했다. 끈기와 열정이 가득한 작품에 감동했다. 울산 전시가 끝나자마자 작품을 창원으로 옮겼다. 보태니컬 아트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2년 전부터 보태니컬 아트를 그리기 시작한 한 대표는 세밀화에 빠졌다. 서양화를 전공해 유화로 작업하면서도 다른 손에는 색연필을 쥐고 있다. 또 한국현대창작예술협회 창원지부장을 맡으며 보태니컬 아트를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김수희 작 'dream'

한 대표는 식물을 뜻하는 단어 보태니컬(botanical)에서 유래한 보태니컬 아트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오래전 식물의 가치를 기록하고자 아주 자세하게 그렸던 것이 현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미술이 되었다고 했다.

이번 몽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작품에서도 얼굴의 솜털과 잎의 잔털을 느낄 수 있다. 대상을 받은 '치자열매'는 치자를 표현한 색감과 전체 구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회화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최우수상을 받은 '맨드라미'와 우수상을 받은 'dream(드림)'은 가까이서 볼수록 감탄하게 된다. 사진과 또 다르게 대상의 특징을 포착해 부드러운 색연필로 표현했다. 강약의 기교가 아주 돋보인다.

곽경 작 '맨드라미'

한 대표는 "보태니컬 아트는 자기만족이 큰 그림이다. 누구에게 내보이려고 그리기보다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하고자 그린다. 또 자기 연습으로 멋진 작품을 제작할 수 있고 일정한 자격이 갖추어지면 작가와 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다"고 했다.

색연필 하나 꺼내 늦여름 볼 수 있는 도라지꽃 하나 그리고 싶다면, 보태니컬 아트를 시작해보자.

전시는 9월 29일까지. 몽갤러리에서 보태니컬 아트를 배울 수도 있다. 문의 010-4581-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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