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전국적으로 다문화가족실태조사가 시행 중이다. 2009년 최초로 조사된 이래 올해는 12년과 15년에 이어 제4차 조사가 된다. 이 조사는 여성가족부가 우리나라에 사는 다문화가족의 적응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결혼이민자와 귀화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

이 조사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 땅에 한창 국제결혼으로 인한 가족이 증가하면서 국회를 비롯하여 사회 각계로부터 다문화가족의 인권 등 실상을 파악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되어 다문화가족지원법(2008년 제정) 제4조(실태조사 등)에 따라 3년 주기로 조사를 계속해 오고 있다.

전국다문화조사를 통해 낯선 이국땅에서 대화와 문화적응 등 우리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결혼이민자와 귀화자 본인의 어려움뿐 아니라 시댁 등 가족 구성원과의 갈등과 그 가족들의 어려움, 그리고 다문화가족 2세대 자녀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들의 정착을 위해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일전에 시험조사로 한 가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 시골가구의 캄보디아 새댁은 본가에 돈을 부치기로 약속하였으나 현재의 경제사정상 부치지 못하여 본인도 경제활동을 하고 싶다며 일을 찾는 새댁과 일을 가지게 되면 집을 나갈까봐 전전긍긍해하는 시댁의 갈등을 보며 다문화가족의 애환을 볼 수 있었다.

한때 베트남 여인과의 결혼은 시골 총각들의 희망이었다. 2015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다문화인구는 27만 8036가구로 2012년(26만 6547가구)에 비해 4.3%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신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30.8%)과 중국(22.4%)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베트남(20.8%), 필리핀 등 기타 국가(26.0%)로 구성되어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이민자·귀화자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단순노무직이 29.0%로 가장 많고, 서비스직(18.7%)이 높은 등 일자리의 질은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사회에서의 차별경험(40.7%)이 매우 높게 나타나 사회적 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함에도 2012년에 비해 차별경험이 개선되고 있고 한국어 능력 또한 증가하고 있는 등 점차 다문화가족이 느끼는 사회적 벽이 낮아져 한국사회의 정착이 더욱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의 여파로 인구의 증가세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고령화 사회로 이미 들어선 상태이다. 인구구조도 이미 항아리형을 지나 방추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때 이들 다문화자녀가 향후 우리사회를 지탱해 나갈 민족 구성원으로 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주변사회 모두가 함께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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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글로벌 사회이다. 중국, 베트남 등 우리의 시장은 열려있고 다른 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다문화가족은 새로운 언어와 문화의 문을 열어주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대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피부색과 문화가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가 함께 차별 없이 포용적인 다양성 사회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아름다워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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