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상승 등 영향 수익성 악화

경남 도내 휘발유 가격이 올해 들어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제유가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도내 휘발유 가격도 8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ℓ당 1600원대에 육박하는 등 연일 연내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 반면, 지역 주유소는 수익성 악화로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과잉 속 가격경쟁이 치열한 데다, 인건비 등 관리 비용은 갈수록 커지면서 경영이 악화한 탓이다.

지난 2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기준 경남지역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598.10원이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최고가 기록은 매주 경신되고 있다. 8월 넷째 주 보통 휘발유 가격은 1597.54원으로 지난주에 이어 가장 비쌌다.

도내 휘발유 가격은 올해 1월 1524.59원으로 시작해, 6월까지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지난 7월 첫째 주부터 반등, 본격적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름값이 연일 오르는 가운데 경영 악화로 휴·폐업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사진은 영업을 중단한 도내 한 주유소 전경. /문정민 기자

기름값은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지역 주유소는 휴·폐업이 속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주유소협회 경남지회에 따르면 같은 날 기준 도내 영업 중인 주유소는 1172곳이다. 이 중 34곳이 휴업 중이며 7곳이 폐업했다. 지난해에만 주유소 59곳이 영업을 중단했다. 2016년에는 문 닫은 주유소가 97곳에 달하는 등 해마다 휴·폐업이 줄을 이었다. 창원지역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현재 창원·마산·진해지역 주유소는 198곳으로 이 중 12곳이 휴·폐업 상태다. 2016년만 해도 217곳이었던 주유소는 지난해 206곳으로 줄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어난 1차 원인으로 공급 과잉을 꼽았다. 1995년 주유소 간 거리 제한이 사라진 이후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이다. 2011년 알뜰 주유소 도입으로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대기업 계열 주유소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셀프주유소 영향도 크다. 운전자가 직접 주유기를 잡고 기름을 넣는 셀프주유소는 인건비 등이 빠지면서 일반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조금이라도 더 싼 셀프주유소로 수요가 몰리면서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일반 주유소의 경영난이 심화됐다.

개인 사업자 주유소는 셀프주유소 전환도 쉽지 않다. 셀프 주유기 도입 등 설비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업을 중단하기도 어렵다. 주유탱크 폐쇄, 토양 정리 등 폐업 과정에 많으면 1억 원 넘게 소요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비싼 폐업 처리비용 부담으로 방치되고 있는 '유령 주유소'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영덕 한국주유소협회 경남지회 사무국장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근근이 버티는 곳이 많다. 도심에서 운영하는 주유소는 그나마 사정이 괜찮지만, 농어촌 등 외곽 지역에서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업종 전환마저 힘들다"며 "인건비 부담 등으로 주유소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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