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넘은 노후 무전기도 60%

119 무전을 도청해 시신 운구와 장례를 선점한 장례업자들이 적발된 가운데 창원지역 소방당국 휴대용 무전기 디지털 전환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날로그 방식 무전과 달리 디지털 무전은 불연속적인 신호로 암호화돼 도청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부산남부경찰서는 2015년 2월부터 지난 7월 25일까지 부산진구·남구 119 무전을 도청, 사망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차량을 보내 시신을 옮기고 장례를 선점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장례지도사 등 4명을 구속하고 장례업체 대표 등 4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소방본부가 사용하는 아날로그 주파수를 맞춘 무전기에 중계용 휴대전화를 연결한 후 다시 무전 청취용 휴대전화를 연결해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소방본부 누리집에 신고 접수 시각과 장소가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점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아날로그 무전기 사용에 따른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무전기 대부분이 낡고 오래돼 성능도 떨어진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불이 난 지 20분이 지난 뒤 18분 정도 수신이 안 돼 119상황실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현장에서 못 받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경남소방본부 디지털 전환율은 '100%'이다. 경남소방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21억 9200만 원을 들여 △중계국 26개소 △차량국 585대 △휴대국(휴대용 무전기) 1493대를 디지털 장비로 교체했다.

그러나 창원소방본부 디지털 무선망 구축, 특히 휴대용 무전기 디지털 전환율은 낮다. △중계국 3개소 △차량국 129대 중 99대 △휴대국 431대 중 65대만 디지털 장비이다. 디지털 전환율은 중계국 100%, 차량국 70%이지만 휴대국은 15%에 머물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휴대용 무전기 366대 중 259대의 내용연수가 7년이 지나 노후율이 60%에 이른다. 경기 66%·인천 61%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에 창원소방본부는 올해 9억 4700만 원을 들여 차량국 30대·휴대국 366대를 디지털 장비로 바꾸고, 중계국 3개소·휴대국 218대를 추가 설치해 디지털 전환율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소방청은 제천 화재를 계기로 오는 2020년까지 노후 소방 무전기를 디지털 무전기로 전면 교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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