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혁·트레바리 공연
창원대 앞 카페 오색서 공연
인디 뮤지션 의기투합 '흐뭇'

이충만(29·보컬·기타), 최지민(28·드럼)으로 구성된 젊은 밴드 트레바리. 2016년 데뷔 전부터 눈여겨 보던 친구들이다. 실력도 좋지만,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마음을 끌었다. 지역에서 전업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것부터가 대견한 일이다.

하지만, 음악만으로 먹고사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가. 더구나 인디 음악에 대한 이해가 얕은 지역에서 말이다. 행사에 초청받아 공연을 하면 자신들이 만든 노래 대신 인기 가요를 불러 달라는 요청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혹시나 서울에서 활동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조금 덜 힘들었을까.

"요즘 행사가 없어서 공연이라도 열심히 하려고요."

25일 저녁 창원대 앞 카페 오색에서 공연하는 포크가수 최준혁(왼쪽)과 밴드 트레바리. 힘든 상황에서도 즐겁고 꿋꿋하게 음악을 하는 청년들이다. /이서후 기자

지난달 초 창원대 앞 카페 오색에서 공연을 마친 트레바리 친구들이 미소와 함께 건넨 말이다. 그 말대로 이들은 지난 25일 카페 오색에서 다시 공연을 열었다. 이번에는 포크가수 최준혁(24)과 함께다. 최준혁 역시 아직 젊은 나이지만 실력과 진지한 태도를 겸비한 가수다. 지난 6월 두 번째 EP 음반을 내며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마침 최준혁과 트레바리 멤버 모두 진해에 살고 있다. 가까이 있어선지 최준혁의 두 번째 앨범 작업도 트레바리와 함께 했다.

최준혁도 지난달 28일 같은 곳에서 단독공연을 했었다. 아마도 방학과 휴가철인 데다가 홍보를 따로 안 한 탓에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랜만에 단독 공연을 준비했던 최준혁은 이날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속상했을 터였다.

하지만, 25일 공연에는 공연장이 관객으로 가득 찼다. 이날 트레바리는 최준혁과 보조를 맞추고자 록밴드가 아닌 어쿠스틱 밴드로 변신했다. 세 명 모두 청남방과 청바지로 맞춰 입고는 각자의 노래를, 또 서로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꽤 흐뭇한 장면이었다.

멋진 공연이었다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그렇게 꾸준히만 하자고, 잔뜩 격려를 하고 싶은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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