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집단따돌림 과반 차지
"학생들 학교폭력 민감성 커져"

도내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2012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이는 학교폭력이 여전히 심각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민감성이 높아졌음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5월에 진행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1%(2801명)로 2017년 1차 조사(0.8%·2318명)보다 0.2%p 늘었다. 이는 전국 피해응답률 1.3%(전년 대비 0.4%p 증가)보다 0.3%p 낮은 수치다. 이번 조사에 도내 초교 4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28만 1591명(97.2%)이 참여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2012년 처음 진행됐다. 그해 도내 조사 참여율은 30%대로 피해 응답률은 14%였다. 지금과 같이 조사 대상 97% 이상 참여율을 보인 2013년에는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2.4%로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2014년 1.4%, 2015년 1%, 2016·2017년 0.8%를 기록했다.

올해 조사에서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 2.2%, 중학교 0.6%, 고등학교 0.3%다. 이는 전년보다 초교 0.3%p, 중학교 0.2%p, 고교 0.1%p 증가한 것이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5.1%로 가장 높았고, 집단 따돌림(16.3%), 스토킹(11.4%), 신체 폭행(10.4%), 사이버 괴롭힘(10.4%), 금품갈취(6.8%), 강제추행·성폭력(5.4%), 강제 심부름(4.2%) 등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경험 장소로는 교실(31.1%), 복도(14.2%), 급식소·매점(10.5%), 운동장(8.2%) 등 학생들이 주로 생활하는 학교 안에서 발생했다. 피해 경험 시간은 쉬는 시간(36.0%), 점심시간(17.6%), 하교 이후(12.8%), 수업시간(8.7%) 순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학교폭력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피해 응답률 증가는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진 것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시점이 5월로 한창 미투운동이 언론에 보도되고, 학교에서도 예방 교육을 강화한 시기여서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건수도 늘고 있다. 2015학년도(3월 1일~2016년 2월 29일) 학폭위 심의 건수는 1027건, 2016학년도 1232건, 2017학년도 1638건으로 집계됐다.

도교육청은 "처음 조사에 참여한 초교 4학년은 1차 조사 응답보다 2차 조사에서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2차 조사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1·2차 결과를 토대로 다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예방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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