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에서 시총 상위 기업들 이익 집중도가 높아지는 '파레토 법칙'이 심화하고 있다. 파레토 법칙이란 상위 20%의 핵심 소수가 80% 매출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롱테일 법칙'은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2018년 코스피 기업들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 212조 원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메모리 반도체 기업 영업이익은 87조 4000억 원으로 이익 기여 비중이 41.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4차 산업혁명의 수혜라 할 수 있는 반도체 빅 사이클 중심에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수혜를 받는 점은 분명히 다행스럽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반도체 업종으로의 이익 쏠림이 우리 증시에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18년 실적 추정치는 상향 조정되는데, 양 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 이익 추정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결국, 실적 관점에서 한국 시장 약세 원인은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의 이익 확산이 일어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코스피의 추세적 반등을 위해서는 반도체 외 다른 업종으로의 이익 전망치 상향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 주식 시장에는 파레토 법칙이 아니라 롱테일 법칙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종별로 세분화해보면 반도체와 금융, 건설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던 헬스케어 부문과 IT소프트웨어 업종 성장 둔화가 아쉽다.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재 부문 피해가 우려됐지만 실제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피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 1배 수준에서 단기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PB 1배에서 지수는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였다. 하지만, 단순히 싸다는 시각으로 접근하기보다 이익성장이 담보되는 업종·종목에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투자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이익 전망이 양호한 업종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반도체는 업종 피크 아웃 논란과 글로벌 신흥국 자금 유출로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다시 국내 시장에 자금이 유입된다면 당연히 시총 상위에 있는 반도체 업종에 먼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충분한 주가 조정으로 강력한 하방 경직을 지닌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 역사적 밸류에이션 하단에 있는 조선 업종과 2017년 빅배스(대규모 부실 털기) 이후 양호한 실적 흐름이 이어지는 건설 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끝으로 대외 변수와 상관없이 개별 경쟁력을 보유한 소비재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미디어·엔터·통신 업종을 꼽아 볼 수 있다. 글로벌 트렌드 변화 중심에 있는 이들 업종은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앞으로 성장세가 돋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시장 조정에도 양호한 ICT 기업들 주가 흐름은 이를 대변한다. /송종화 삼성증권 창원WM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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